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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케어 탓 실손보험 손해봤다? 손해율 둘러싼 공방 가열

중앙일보 2019.11.12 16:22
한 대형병원 접수 창구.[중앙포토]

한 대형병원 접수 창구.[중앙포토]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뜨겁다. 쟁점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 이른바 ‘문재인 케어(문케어)’로 손해율이 상승했는지다. 
 

“풍선효과로 비급여 진료 늘어, 반사이익커녕 손해율↑”
“문케어 영향 아냐..상품구조가 과다치료, 과잉진료로 이어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2일 ‘보장성강화 정책과 실손보험과의 상관관계 자료’란 제목의 설명자료에서 문케어가 실손보험 손해율을 올리는 풍선효과를 낳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둘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보험업계는 문케어가 시행되면 보험금 지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와 달리 손해율이 되레 늘었다고 주장해왔다. 보장성이 늘어나면서 과잉진료와 의료쇼핑이 덩달아 증가했고 손해율 악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3개 손해보험회사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6%로 전년 동기보다 5.6% 포인트 증가했다. 2016년(131.3%) 이후 최고치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손해율은 지불한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129.6%라는 건 보험사들이 고객으로부터 보험료 100원을 받고 보험금으로 129.6원을 줬다는 얘기다. 손해율 증가는 보험료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건강보험 보장률과 실손보험 손해율 비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2016년 131.3%에서 2017년 121.7%로 낮아졌다고 12일 밝혔다.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보장률과 실손보험 손해율 비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2016년 131.3%에서 2017년 121.7%로 낮아졌다고 12일 밝혔다.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보공단은 그러나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오히려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6년 131.3%에 비해 2017년 121.7%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다. 그러면서 “보장성 강화는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비급여를 감소시킨다. 지급 보험금 감소 등 오히려 실손보험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장성 강화로 기대되는 실손보험금 감소효과가 6.15%라 밝혔다. “보장성 강화가 모두 이행되면 풍선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보험사의 지급 보험금은 7.3~24.1% 감소할 것”이란 게 건보 설명이다.
 
업계는 그러나 현실이 정부 예상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기존 비급여 진료 항목이 정부 가격 통제를 받는 급여(건보 적용)로 전환되자 일부 병원들이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환자에게 새로운 비급여 진료를 끼워 넣는다는 것이다. 실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한 병원의 ‘연도별 초음파 청구변화’ 자료에 따르면 A 병원은 비급여에서 급여로 바뀐 상복부 초음파를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 비급여인 비뇨기계 초음파를 추가로 받도록 했다. 보험사들은 보장성 확대와 함께 비급여 진료비 통제를 병행하지 않는 한 이런 식의 행태가 이어져 손해율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방태진 손해보험협회 홍보부장은 “보험업계도 문케어가 시행되면 손해율이 떨어질 것이라며 환영했었다”며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부분을 보장하는 보완재 상품의 성격이다. 비급여 상당 부분이 급여로 전환되면 보장해야 할 부분이 그만큼 빠지니 손해율이 낮아지는 게 정상인데 그러지 않았다.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 관리를 위한 표준화 작업을 병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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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가 언급한 2016~2017년 손해율에 대해서도 “문케어를 시행하기 전의 얘기”라며 “2016년 초 보험료를 20%가량 인상했었는데 그 효과가 단계적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후 손해율은 올라가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방 부장은 “업계에서도 문케어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수많은 비급여 항목이 다시 생기고 있단 사실”이라며 “문케어를 진행해 가면서 정책적으로 비급여 관리를 같이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건보는 궁극적으론 실손보험 업계가 설계한 보험상품 구조 등이 손해율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실손보험의 보장범위는 공단의 법정본인부담금뿐 아니라 미용과 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를 보장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비급여 진료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건보는 “손해율의 증가는 단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때문이 아니라 과잉진료, 비급여진료를 양산하는 실손보험 상품구조, 손해율 산정방식 등 여러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건보는 보험사들의 손해율 산출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의 위험보험료 방식을 자동차보험처럼 영업보험료 방식으로 바꿔 손해율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보험료는 순수하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 재원이 되는 돈을 뜻한다. 여기에 설계사 등이 떼가는 사업비, 판매비, 마케팅비 등(부가보험료)를 더한 것이 영업보험료다. 위험보험료 방식으로 따지면 분모가 작아져 손해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똑같은 돈을 지급해도 위험보험료 방식으로 하면 보험사가 적자를 보는 것처럼, 영업보험료 방식으로 하면 흑자를 본 것처럼 보인단 얘기다.
 
건보는 “납부보험료가 아닌 관리비용 등과 같은 부가보험료를 제외하고 위험보험료 방식으로 산출되고 있다. 부가보험료의 규모 또한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영업보험료 방식으로 계산해봐도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106.3%로 2018년(100.4%)과 비교해 올랐다”고 반박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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