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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건설·호텔·면세점 이어 항공까지…유통·관광 시너지 노린다

중앙일보 2019.11.12 15:30 경제 2면 지면보기
11월 7일 서울 강남구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연합뉴스]

11월 7일 서울 강남구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건설업에 주력하던 현대산업개발은 항공업에 진출하고 종합 그룹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과거 현대그룹 주택건설 전담
1999년 계열분리, 정몽규 체제
면세점·호텔·레저에 항공 시너지
정몽규 “모빌리티 그룹 되겠다”
새 산업 진출, 승자의 저주 주의해야

현대산업개발은 과거 현대그룹 안에서 1976년 창립한 한국도시개발, 1977년 출범한 한라건설 등을 모태로 한다. 그룹 내에서 주택건설을 전담한 한국도시개발은 압구정현대아파트 등 현대아파트를 공급했다. 한라건설은 토목·플랜트 건설에 주력했다.
 
1986년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이 합쳐 종합건설업체 현대산업개발이 탄생했다. 1999년에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정몽규 회장 체제를 갖췄다.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아파트 브랜드 ‘IPARK(아이파크)’를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해 HDC그룹으로 발돋움했다.
 
현대산업개발의 2019년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9위다. 시공능력평가란 국토교통부가 매년 건설업체의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공능력을 가늠하도록 하는 제도다. 발주자가 적정한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도울 목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2006년 영창악기(현 HDC영창) 인수, 2015년 호텔신라와 HDC신라면세점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파크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호텔HDC, 오크밸리리조트의 HDC리조트, HDC아이파크몰 등이 계열사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에 항공업 진출을 코앞에 두게 됐다.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하면 호텔·레저·면세점 등 사업과 연계한 관광 산업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나아가 명실상부한 종합 그룹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다.
11월 12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12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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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발표 직후 정 회장은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C그룹은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그룹의 구체적인 실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아직 확정된 개념은 아니다”면서도 “우리가 현재 항만 사업 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과 함께 연구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정 회장이 과거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 “그때 못다 이룬 꿈을 항공산업으로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경제에서 건설업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건설사들은 건설업 인접 산업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이종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주택사업으로 쌓은 내부 유보자금이 풍부한 가운데 항공산업의 준 독점 기업인 아시아나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인수 이후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 위해 김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매우 특수한 산업이기 때문에 다른 산업 기업이 건설업으로 진출하거나 건설사가 다른 산업으로 진출할 때 실패할 위험이 크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기업 문화 등을 갖추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그룹 전체가 휘청거린 사례 등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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