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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때 원클릭 채팅 개발 천재 "딥러닝 세상 뒤집는다"

중앙일보 2019.11.12 06:50

“딥러닝(deep learningㆍ패턴을 분석해 추론하는 컴퓨터의 자기 학습 방법)은 PC와 인터넷, 스마트폰보다 더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 그만큼 우리 삶의 모습은 크게 변할 거예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겨나겠죠. 사람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다른 기술이 그랬듯이 인공지능으로 인간은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2020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1일. 국내의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의 남세동 대표는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7년 문을 연 보이저엑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 세 가지를 개발했다. 동영상 속 음성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자막을 만들어주는 영상 편집 서비스 브루(Vrew), 책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휘어진 부분을 펴주고 그림자를 제거해서 실제 스캔한 것처럼 만들어주는 북스캔 앱 브이플랫(vFlat), 폰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몇 개의 글자 또는 종이에 적은 손글씨 몇 자를 학습하여 폰트를 만들어주는 인공지능 폰트 생성 서비스(이름 미정)가 그것이다.
 
남세동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 천재 개발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19세이던 1998년, 네오위즈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6개월 동안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의 전신인 원클릭 채팅 서비스를 만든 일화가 유명하다. 디자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무를 홀로 맡았다. 세이클럽은 이후 2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2005년, 기획ㆍ개발팀장을 맡았던 검색엔진 ‘첫눈'은 정식 서비스를 하기도 전에 구글과 네이버 양측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고 네이버에 인수되었다. 2011년에 개발을 이끌었던 ‘라인 카메라'는 라인 사용자들로부터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4년에 출시한 셀카 전용 앱 ‘B612’는 전세계 5억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보이저엑스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딥러닝은 스마트폰보다 더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될 것”이라 말한다.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폴인이 11월 30일 위즈덤 2.0 코리아 사무국과 함께 여는 <폴인 마인드 컨퍼런스 :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남세동 대표는 미래의 일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을 강연한다. 다음은 서울 서초동 보이저엑스 사무실에서 나눈 일문일답.
 
딥러닝 기술도 PC나 인터넷, 스마트폰처럼 패러다임을 바꿀 거라 보시나요.
“그것보다 더 크게 패러다임을 바꿀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PC나 인터넷, 스마트폰이 컴퓨터의 역할을 크게 확대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돌아가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인간이 만든 논리와 절차에 따라 움직인다는 면에서는 수십 년 전의 컴퓨터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런데 딥러닝은 논리와 절차를 기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기존에는 사람조차 만들지 못하던 논리와 절차까지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거죠. 딥러닝은 컴퓨터의 역할을 확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고 이미 그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일은 어떤 일들일까요?  
“인공지능의 가장 큰 특징은 '패턴을 찾는 능력'인데요.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의 굉장히 많은 부분이 패턴을 찾는 일입니다. 병원에서 의사가 CT 사진을 보고 종양을 찾아내는 일이나, 고객센터로 들어오는 문의를 유형화하는 것 같은 게 '패턴 찾기'입니다. 사실 '패턴 찾기'는 거의 대부분의 직업에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파급 범위 역시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거죠. 그동안 우리가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일들, 그래서 사람만이 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일들 중에서 어떤 일들은 그저 패턴을 찾는 것만으로 해결된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단순함'의 개념이 달라지는 거죠. 인공지능은 이런 새로운 의미의 단순한 일들을 대체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엔 꽤 복잡한 일도 인공지능이 대체한다는 점이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것 같아요.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기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죠.
“역사적으로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선호하는 일은 늘어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의 지식 노동자들이 하는 어떤 일들은 200년 전 사람들의 눈에는 노동이라기보다는 거의 놀이에 가깝게 보일 거에요. 물론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지식 노동도 분명한 '노동'이지만요. 장기적으로 보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일의 형태가 변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변해갈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먼 미래를 내다보면 그런 변화가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가까운 미래에선 일자리를 잃어 생계를 잃는 사람도 나오겠죠.  
“무척 큰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와 기업도 함께 고민해야겠지만, 결국 예상되는 혼란에 대해 어떤 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공적 영역에서 내려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장기적 관점에서 그것이 좋은 방향이라면 그 길로 가야하고, 그 길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단기적인 혼란은 정치가 잘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코딩(codingㆍ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거란 얘기도 하잖아요.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복잡해지나요?
“인공지능이 인간 개발자의 일도 많이 대체하고 있어요. 지난 수십 년간 이미 코딩은 점점 쉬운 일로 변해왔어요. 한때 제가 100일 동안 코딩해야 했던 것도 지금은 하루 만에 끝낼 수 있거든요. 옛날에 제가 하던 일의 99%는 이미 무언가로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고, 개발자는 더욱 늘었어요. 앞으로 개발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많은 일을 대신할 테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은 많이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의 욕구는 끝이 없는데, 인공지능 기술이 많이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그 모든 욕구를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기존엔 지능을 활용한 일이야말로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비슷한 믿음은 수백년 전에도 있었죠. 그때는 정교한 육체 노동이야말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산업혁명이 일어나던 즈음, 영국에서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 운동)'이 일어난 게 그래서죠. 앞으로 인공지능이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고, 그래서 지식 노동의 일자리는 많이 줄어들겠지만, 다른 차원의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거예요. 육체 노동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가 아니었던 것처럼 지식 노동 외에도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공지능이 지식 노동의 많은 부분을 대신해 줄 미래에도 인간들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 있을 거예요. 그 세상에서 인간은 지금보다 더 행복할 거라고 저는 믿어요.”
 
미래에 인간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인공지능에 의해 많은 부분이 효율화되고 나면 인간이 굳이 주5일 내내 일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100년 뒤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은 일주일에 5일씩이나 일을 했대.'라고 말할지도 모르죠. 우선 그렇게 일에 쓰는 시간 자체가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일의 내용 역시 많이 바뀔 것 같아요. 패턴 찾고 그 패턴대로 반복하는 일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인공지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생각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주로 학교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강의만 수락해 온 남 대표가 ‘일과 마음’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낯선 것, 모르는 것을 경계 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에요. 제가 이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처럼요. (웃음) 하지만 더 많은 분들이 인공지능을 낯설지 않게 느끼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폴인 마인드 컨퍼런스 : 일의 기쁨과 슬픔>은 11월 30일 서울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폴인의 웹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사진 폴인]

 
남 대표가 참석하는 <폴인 마인드 컨퍼런스 : 일의 기쁨과 슬픔>은 11월 30일 서울 삼성동 슈피겐홀에서 열린다. 뇌과학자인 장동선 현대자동차 미래기술전략팀장, 하유진 심리과학연구소 대표, 김수향 수향 대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양석원 자유학교 공동 운영자가 참석한다. 또 내년 3월 위즈덤 2.0 코리아를 공동 주최하는 유정은 ‘마보’ 대표와 최소현 퍼셉션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위즈덤 2.0의 명강연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참가 신청은 폴인의 웹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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