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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논문 제3저자 조국 딸, 연구소서 수초 물만 갈아줬다"

중앙일보 2019.11.12 00:14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 수감 중인 정 교수를 11일 기소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 수감 중인 정 교수를 11일 기소했다. [뉴시스]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딸(28)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에서 한 차례 떨어지자 총장 상장 위조를 결심했다고 검찰이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의 딸은 2013년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지원했지만 불합격했다. 이후 정 교수는 아들(23) 상장을 이용해 동양대 총장 명의 상장을 위조했고 이를 딸의 의전원 입시에 활용토록 했다. 
 

아들 상장 스캔, 총장 직인 오려붙여
대학동기 교수에 딸 국제학회 발표 부탁
단골 미용실 디자이너 등 3명 동원

"의전원 입시 탈락에 총장 상 위조 결심"

11일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정 교수의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딸의 서울대 의전원 지원서류 제출 전 동양대 총장 상장을 허위로 만들었다. 딸이 2013년 3월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 센터장 명의 봉사활동 확인서를 제출하고도 차 의전원 입시에서 불합격하자 총장 명의 봉사상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심지어 앞서 만들어진 센터장 봉사활동 확인서 역시 정 교수가 임의로 만든 것이었다.
 
정 교수는 2013년 6월 아들의 상장을 스캔한 뒤 캡처 프로그램으로 총장 직인 부분만을 오려냈다. 이후 그는 캡처한 동양대 총장 직인을 딸의 이름과 학교 등을 적은 한글 파일 하단에 붙여넣는 방식으로 상장을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전 장관 딸은 총장 명의 상장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했다.
 

논문 3저자 활동, 식물 키우기·화분 물 갈기  

조 전 장관 딸은 고교 시절 집에서 선인장 등 식물을 키우면서 생육일기를 쓰는 활동을 하고 국제학회 발표 논문초록에 제3 저자로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교수는 2009년 2월 대학 동기인 공주대 K 교수에게 같은 해 8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 딸이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조 전 장관 딸은 3달여 동안 1달에 1~2번 공주대 연구소에 가서 수초 접시에 물을 갈아주는 일만을 했다고 한다.

공소장에 나타낸 정경심 교수의 혐의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공소장에 나타낸 정경심 교수의 혐의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조 전 장관 딸은 집에서 동·식물을 키우면서 생육일기나 독후감을 작성해 K 교수에게 가끔씩 보고하는 일만 하고도 2년의 활동 기간이 적힌 공주대 연구소 명의의 체험활동확인서를 발급받았다. 공주대는 국립대로 이 같은 확인서류는 공문서에 해당한다.  
 

단골 미용실 직원·페북 친구 계좌로 차명투자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당시 포함하지 않았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정 교수의 공소장에는 기재했다. 정 교수는 단골 미용실 헤어디자이너 명의 계좌까지 빌려 주식 매매 등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 교수가 활용한 6개 차명 계좌를 특정한 뒤 명의자를 추적해 정 교수와의 관계를 파악했다고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조 전 장관을 불러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조 전 장관을 불러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정 교수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헤어디자이너 A씨,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돼 주식·선물투자 정보를 공유하던 B씨와 동생 정모씨의 증권계좌 총 6개를 이용해 차명으로 투자했다. 남편이 청와대 민정수석이 돼 직접투자가 제한되자 차명 계좌를 이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정 교수의 공소장에도 조 전 장관의 이름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이 기재됐다.  
 
정 교수는 2017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차명 계좌를 이용해 790회에 걸쳐 금융거래를 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 8월 9일 이후에도 23회에 걸쳐 주식과 선물옵션을 차명으로 거래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불러 차명 거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정진호·김기정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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