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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2년 뒤엔 에어택시 띄운다

중앙일보 2019.11.12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세계적 항공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가 개발 중인 에어택시 상상도. [사진 롤스로이스]

세계적 항공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가 개발 중인 에어택시 상상도. [사진 롤스로이스]

지난 5일(현지시각) 런던 북서쪽으로 2시간30분을 차로 달리면 도착하는 더비(Derby)시의 한 공장. 사람이 30명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동그란 원통이 약 200평 규모의 공장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엔지니어가 칠판같이 생긴 판에서 부품을 떼 원통에 붙인다. 컴퓨터를 통해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일일이 살핀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마치 예술작품을 나눠 그리듯 여유가 넘친다.
 

하이브리드 전기항공기 개발 중
한화에어로도 전기엔진 준비

항공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의 더비 공장 모습이다. 커다란 원통은 ‘트렌트(Trent) 900’의 본체. 트렌트 900은 에어버스 A380에 장착되는 엔진이다.
 
개별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공정별로 2~3명의 엔지니어가 부품을 장착하면 이후 테스트 과정을 거친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트렌트900 엔진 1대를 만드는데 10~15일가량이 소요된다”며 “트렌트 항공엔진은 수작업하면 재검사가 가능하고 효율적이며 자동화 공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컨베이어벨트와 자동화 공정을 통해 1시간당 60대 이상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자동차 공장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트렌트900은 1대에 약 450만 달러(52억원)에 달한다. 대량생산보다는 정밀한 공정을 거쳐 오작동 없는 제품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제 ‘전기 항공기’를 향해 가고 있다. 롤스로이스 더비 공장의 전기설계팀은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의 각국에 있는 롤스로이스 연구개발인력과 협업 하에 전기항공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워릭 매튜(Warrick Matthews) 롤스로이스 시설·구매담당 부사장은 “롤스로이스는 모빌리티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고효율 저탄소의) 울트라팬과, 하이브리드 전기항공기를 개발해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롤스로이스는 독일 항공엔진기업 APUS, 브란덴부르크기술대학(BTU)과 손잡고 하이브리드형 M250 엔진 개발하기로 했다. 전기와 내연기관이 복합된 이 엔진이 개발되면 2021년부터 4000kg내외의 에어택시에 적용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2013년 ‘E-트러스’라 불리는 하이브리드 전기항공기 개발프로젝트에 이어 2017년에는 에어버스·지멘스와 손잡고 E-fanX라는 중소형 하이브리드 전기항공기 상용화 사업도 시작했다. 잘 나가는 제트엔진 업체가 전기항공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고객인 항공사에 적용되는 환경규제 때문이다. 매튜 부사장은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7~3%가 항공기에서 비롯됐다”며 “전기엔진 등 신규 엔진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기엔진은 내연기관 엔진보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항공사 부담이 10% 이상 줄어들고, 객실 소음도 줄일 수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2016년 탄소배출 제한 합의에 따라 항공사는 2021년부터 탄소초과 배출시 탄소배출권을 사야 한다.
 
롤스로이스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전기엔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지난 7월 에어택시 회사 미국 K4에어로노틱스에 2500만 달러(290억원)를 투자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중대형 항공기의 엔진 2대, 혹은 4대를 모두 전기엔진으로 장착하는 것은 장거리 특성상 불가능하므로 일부만 전기엔진을 장착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비(영국)=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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