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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는 추락, NG는 금갔는데···보잉사 "비행 재개 문제없다"

중앙일보 2019.11.11 16:13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 있는 보잉 에버렛 공장. 시애틀=곽재민 기자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 있는 보잉 에버렛 공장. 시애틀=곽재민 기자

 

보잉 에버렛 공장 가보니…1450대 주문 밀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 있는 보잉 에버렛 공장. 4만여 명이 근무하는 이 공장에선 B747, B767, B777, B787 등 보잉의 주력 항공기가 생산된다. 40만 4600㎡(약 12만 2300여평) 규모의 이 공장에선 24대의 항공기가 동시 제작 중이었다. 공장 한쪽 벽면엔 보잉의 주요 고객사인 대한항공을 비롯한 전 세계 59개 항공사의 꼬리 날개가 전시돼 있었다. 공장을 안내한 데이비드 리스 매니저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항공기 부품이 이 공장에 모여 조립된다”면서 “B787 기종은 대한항공을 포함해 82개 고객사로부터 1450대의 주문이 들어와 있다. 공장을 24시간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잉 에버렛 공장 한쪽 벽면에 전세계 59개 항공사의 꼬리 날개가 붙어 있다. 시애틀=곽재민 기자

보잉 에버렛 공장 한쪽 벽면에 전세계 59개 항공사의 꼬리 날개가 붙어 있다. 시애틀=곽재민 기자

 

추락하고, 동체 금 가고…보잉발 악재에 항공업계 패닉

 
하지만 전 세계는 지금 보잉 발 악재로 패닉 상태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보잉 737 MAX의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보잉의 대표적 소형기인 737 NG(New Generation) 기종의 동체에 금이 가는 결함이 발생하면서다.  
B737 맥스 기종은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난 추락 사고로 지난 3월 전 세계적인 운항 중단 사태를 맞았고, 여전히 땅에 발이 묶여 있는 신세다. B737 NG 기종은 세계에서 50여대, 국내에선 13대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되면서 운항 정지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달 보잉 737 NG 계열 동체에서 균열이 발생한 이후 안전 비행에 중점을 둔 감항성 개선 지시를 내렸다. 전 세계에서 3만회 이상을 비행한 항공기 1100여대 가운데 5%에 가까운 50여대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보잉 에버렛 공장에서 데이비드 리스 매니저가 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애틀=곽재민 기자

보잉 에버렛 공장에서 데이비드 리스 매니저가 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애틀=곽재민 기자

 

결함 발견 737NG기 국내서만 13대…보잉 "부품 교체하면 문제없어"

 
보잉 737 NG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 기종이다. 제주항공(45대)과 티웨이항공(26대)이 보유한 모든 항공기가 NG 기종이다. 대한항공(31대), 진에어(22대), 이스타항공(21대)도 이 기종을 여러 대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균열이 확인된 기체는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3대, 이스타항공 2대다. 보잉은 결함 부품을 교체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리에만 최소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국내 항공사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에버렛 공장에서 만난 케빈 유 보잉 동북아 상용 항공기 홍보총괄은 “보잉이 동체 결함을 인지한 시점은 올 9월이었다”며 “FAA의 확인을 통해 항공사에 결함을 알리고 있으며 항공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체 균열을 인지한 시점부터 2개월이 지났지만 밝혀진 원인에 대해선 코멘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항공사에 대한 보상 방안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잉 737NG 동체 수리 현장. [사진 국토교통부]

보잉 737NG 동체 수리 현장. [사진 국토교통부]

 

보잉 "연내 737 맥스 운항 재개"…항공사는 운항 중단 연장

 
유 총괄은 추락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737 맥스 기종에 대해선 이렇게 밝혔다. 그는 “보잉은 올해 안에 737 맥스 기종 운항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FAA가 요구한 마지막 결함 수정 작업을 4분기 안에 해결하고 승인까지 받으면 재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737 맥스 기종이 올해 안에 운항이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에 대해선 “그것은 그들의 의견일 뿐 우리(보잉)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보잉의 입장과 달리 미국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최근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운항 중단을 내년 3월 초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 항공 측은 “해당 기종 여객기의 안정성이 입증돼 비행에 나서기 전에 우리 직원을 대상으로 시험 운항을 할 계획”이라며 연기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시애틀 보잉 딜리버리 센터에서 이륙하는 ‘B737-맥스 8’. [사진 이스타항공]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시애틀 보잉 딜리버리 센터에서 이륙하는 ‘B737-맥스 8’. [사진 이스타항공]

 

운항 중단으로 인한 항공사 손실 눈덩이…"보잉 눈치만 본다"

 
737 맥스 기종을 가장 많이 운항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운항 재개 일정을 더 미룰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맥스 기종 운항을 중단하면서 이 항공사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의 경우 737 맥스 운항 중단으로 5억 4000만 달러(약 6250억원)를,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4억 3500만 달러(약 5035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운항 중단에 따른 국적 항공사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보잉의 기술 지원을 받아 정비하는 동안에도 리스료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데다가 운항 중단 항공기가 늘어날 경우 비행 스케줄 차질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작사인 보잉의 잘못인 게 명백한데 피해는 항공사가 떠안고, 보상안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며 “국적 항공사의 경우 보잉에 발주한 물량을 제때 받아 운항해야 돈을 버는 구조다. 이 때문에 보잉 측에 얘기도 못 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경욱 국토부 2차관(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 국토부 고위 관계자들이 737 NG 수리현장을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국토교통부]

김경욱 국토부 2차관(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 국토부 고위 관계자들이 737 NG 수리현장을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국토교통부]

 

보잉 코리아 "부품 교체 원칙" 입장 밝혀 

 
한편 보잉 코리아는 11일 입장문을 통해 “(균열이 확인된) 피클 포크는 고객항공사와 함께 최대한 빨리 부품 교체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잉이 부품 교체 원칙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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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피클 포크는 항공기 동체와 날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미국 연방항공청이 긴급점검 명령을 내린 건 비행 안전과 직결될 수 있어서다. 보잉 코리아 관계자는 “새롭게 균열이 발견된 부품에 대해서도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시애틀=곽재민 기자, 강기헌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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