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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골절' 신생아, CCTV보니 간호사가 바구니에 내동댕이

중앙일보 2019.11.11 14:34
부산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가 두개골 골절로 의식불명에 빠진 지 20여일 만에 간호사와 병원장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간호사의 학대 의심 정황을 포착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신생아 부모 “병원 측 학대로 아이 두개골 골절” 주장
병원 측 “구급차 이송 과정에서 골절”
학대 의심 CCTV 공개되자 병원 지난 8일 폐업

부산 동래경찰서는 아동학대 혐의로 A 병원 소속 B 간호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병원장에게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과 신생아 부모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지난달 20일 새벽 1시쯤 B 간호사가 혼자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던 중 엎드린 신생아의 배를 양손으로 잡아 들고 던지듯 아기 바구니에 내려놓는 장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8, 19일 영상에도 한 손으로 신생아를 들고 부주의하게 옮기거나 수건으로 신생아를 툭 치는 장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5일 태어난 신생아는 간호사의 부주의한 행동 이후인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무호흡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신생아는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당시 병원은 신생아의 골절은 구급차로 이송과정에서 흔들림으로 인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생아 부모는 구급차의 흔들림 정도로는 머리 골절상을 당하기 어렵다며, 낙상 등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신생아 부모는 곧바로 병원 측에 출생 이후부터 모든 진료기록과 신생아실 CCTV 영상을 요청했다. 문제는 신생아 부모가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20일 오후 6시 40분 전후로 2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부모 측은 병원이 의료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소했다.  
부산 동래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동래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고의로 CCTV 영상을 삭제했거나, 기기 오류 등 여러 가지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사라진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일부 신체적 학대행위를 확인해 간호사를 입건했다. 경찰은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법원이 영장은 발부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간호사의 학대 행위가 골절사고와 어떤 인과 관계가 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CCTV 영상이 사라진 경위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해당 병원은 지난 8일 폐업했다. 지난 6일 방송을 통해 CCTV 영상이 공개되자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폐업을 알렸다. 이에 회원 수 26만 명을 두고 있는 네이버 맘카페 ‘부경맘’(부산경남맘) 회원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해당 병원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롯해 간호사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신생아 부모가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은 11일 오후 2시 기준 9만 9000명을 넘어섰다. 신생아 아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으로 관련자들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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