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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소리 생성해 노면소음 잡는다 …현대차, GV80부터 적용

중앙일보 2019.11.11 11:17
현대차 GV80 콘셉트카를 바탕으로 한 RANC 기술 개념도.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 GV80 콘셉트카를 바탕으로 한 RANC 기술 개념도. [사진 현대차그룹]

이이제이(以夷制夷·한 쪽의 힘을 이용해 다른 쪽을 제어함). 현대자동차그룹이 노면소음을 반대 음파로 상쇄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노면에서 발생해 차 안으로 유입되는 소음에 대해 반대 음파를 발생시켜 크게 줄이는 '능동형 노면 저음 저감기술(RANC)'이다. 현대차는 "RANC의 핵심 요소기술인 센서 위치와 신호 선정 방법을 한국·미국에 특허 출원했다"고 이날 밝혔다. RANC는 이달 말 출시할 GV80 등 제네시스 신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리를 내서 소음을 잡는 방법은 이렇다. 노면소음은 약 0.009초 만에 실내로 전달되는 데다 불규칙적이다. 그래서 이를 측정하고 분석한 뒤 상쇄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는 기술 개발이 쉽지 않았다. 현대차 기술진은 연소 시기를 통해 소음 발생 타이밍을 체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RANC의 원리는 반응이 빠른 가속도 센서로 노면에서 차로 전달되는 진동을 계측하면 음향 신호 분석을 위한 제어 컴퓨터(DSP)가 소음의 유형과 크기를 실시간 분석한 뒤 반대 위상 음파를 생성해 오디오 시스템의 스피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RANC 방식은 소음 분석부터 반대 음파까지 걸리는 시간이 0.002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불규칙한 노면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존 소음 차단 방식은 차음재·다이내믹 댐퍼 등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윙윙 거리는 저주파 소음을 차단에 한계에 있으며, 차량 무게를 가중해 연료효율에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또 마이크 등 가벼운 부품을 써서 저주파 소음까지 개선하는 기술이 일부 차량에 도입됐지만 역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현대차 연구원이 제네시스 G80차량으로 RANC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 연구원이 제네시스 G80차량으로 RANC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6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RANC 양산화에 성공했다. 개발 단계에선 KAIST 등과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협업했으며, 양산 단계에선 오디오 전문업체 하만과 손잡고 완성도를 높였다. 현대차는 "RANC 적용으로 약 3㏈의 소음이 저감 효과가 있다"며 "이는 실내 소음에너지가 절반을 줄어드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RANC 기술을 수소전기차와 순수 전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파워트레인 소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면소음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RANC가 적용되면 이를 개선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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