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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정체성 찾는 확실한 질문 "어떨때 가장 편안하고 기쁜가"

중앙일보 2019.11.11 09:30
컬러테라피스트 심민아씨는 "자신만의 색깔,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것은 평생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컬러테라피스트 심민아씨는 "자신만의 색깔,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것은 평생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자기다운 일을 하며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자기답고 기쁜지 알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대부분 긴 인생을 방황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려면 우선 어떤 때 가장 편안하고 기쁜지 자신의 감각을 깨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몸의 감각만큼 가장 정직하게 자신을 알려주는 지표는 없을 테니까요.”  
 
컬러테라피스트(Colortherapist)로서 7년차 창업가인 심민아(36)씨는 “컬러테라피(Color Therapy·색깔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고 병을 치료하는 방법)를 통해 고유한 자신의 감각을 깨우는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컬러테라피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민아씨는 “평생 많은 일을 하고 성공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인생의 끝에서 자신을 위해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그런 사람들이 컬러테라피를 접하고 ‘내가 이런 걸 좋아했구나’, ‘내 안에 이런 꿈들이 있었구나’ 놀라면서 늦었지만 꿈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컬러테라피 연구소 루미나'에서 사용하는 제품들. 성향과 심리상태 등을 진단하는 트루컬러 카드와 오니아 힐링조명.

'컬러테라피 연구소 루미나'에서 사용하는 제품들. 성향과 심리상태 등을 진단하는 트루컬러 카드와 오니아 힐링조명.

민아씨는 고교시절 얼굴을 뒤덮는 피부질환으로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자의반 타의반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그는 집에 홀로 있게 되면서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죠. 피부질환을 고칠 수 있는 정보를 찾고, 온라인 카페에서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상담해 주기도 하면서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민아씨는 스물한 살 때 수도권에 있는 한 대학의 미용예술학과(피부과학 전공)에 진학했습니다.
 
전국의 피부과 병원을 찾아다니는 각고의 노력 끝에 4년 만에 그를 괴롭히던 피부병이 치료되는 경험을 했어요. 병 때문에 망가졌던 얼굴이 회복되고 나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못했죠. 얼굴이 아닌 마음의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었던 거예요. 그때부터 민아씨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죠. 심리치유 방법 중 하나인 컬러테라피의 세계를 알게 됐고, 휴학 후 일본 색채학교에서 3년 동안 컬러테라피스트 색채심리 전문가과정과 컬러코디네이터 과정을 수료했어요.
 
대학 4년 과정을 마친 뒤에는 화장품 관련 전문 매체에서 기자로 일했어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는 일은 즐거웠죠. 하지만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대한 미련은 떨치지 못했어요. 결국 2009년 3월 학사편입으로 성균관대 유전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유전공학을 통해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심리치료 방법을 알게 될 것이란 기대에서였죠. 
 
2015년 클래식 공연기획사 툴뮤직과 협업해 정환호 팝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컬러테라피 콘서트 ‘트루컬러즈 콘서트’를 열었다.

2015년 클래식 공연기획사 툴뮤직과 협업해 정환호 팝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컬러테라피 콘서트 ‘트루컬러즈 콘서트’를 열었다.

20대 중반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 민아씨는 졸업을 앞두고 또 한 번 새로운 목표에 도전했습니다.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치과의사가 되고자 한 건데요. 치과의사가 되면 돈을 많이 벌어 건물 1층에서는 진료를 하고 2층에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심리 치유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꿨던 거죠. 힘든 도전이기에 실패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임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죽기 살기로 매진했던 목표가 사라지면서 더 이상 삶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방황했어요. ‘어차피 죽을 거면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죽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자신이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노트에 기록해봤죠. 일관성 없이 제각각인 듯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오래 들여다보니 퍼즐처럼 한 방향으로 맞춰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민아씨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트루컬러(True Color·정체성)’를 찾아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일이었던 거죠. 10~20대에 걸쳐 고민과 방황을 한 끝에 찾은 가슴 뛰는 일이었어요.
 
“트루컬러를 찾는다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찾는 것입니다. 어렵게 나를 얻는 과정인 만큼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죠. 이 작업은 회피하거나 요령을 피울 수 없습니다.”
 
심민아씨는 올해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제품 브랜드 '비스포크'와 함께 '컬러 힐링 토크' 이벤트를 개최했다.

심민아씨는 올해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제품 브랜드 '비스포크'와 함께 '컬러 힐링 토크' 이벤트를 개최했다.

민아씨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 무척 어렵다고 강조했어요.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고 사회에서도 그런 환경을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 자체가 개인이 타고난 성향으로 살아가는 것을 지원해주지 않는 토양이라는 지적입니다.
 
“제가 처음 컬러테라피를 시작할 때 ‘그게 뭔데?’ 혹은 ‘그걸 해서 어떤 효과가 있는 거야?’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눈으로 직접 효과를 확인하거나 삶 속에서 물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원하죠. 그러나 자신의 트루컬러를 발견하는 일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 회사에서 하는 일처럼 빨리빨리 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민아씨는 창의교육 분야에서 이름난 교육기업에 교육 컨설턴트로 입사했어요. 그곳에서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디자인적 사고),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요소를 넣는 것) 등을 경험하며 신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죠. 근무시간이 끝나면 컬러테라피 교육을 따로 받거나 컬러테라피스트로 일하는 등 '투잡(two job)'을 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갔습니다. 그 결과 민아씨를 찾는 이들은 점점 늘었고 2013년 '컬러테라피 연구소 루미나(LUMINA)'를 창업했어요.
 
2016년에는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의 VIP(귀빈)를 대상으로 자신의 강점·재능을 발견하는 컬러테라피 카운셀링을 진행했다.

2016년에는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의 VIP(귀빈)를 대상으로 자신의 강점·재능을 발견하는 컬러테라피 카운셀링을 진행했다.

루미나의 활동은 컬러테라피 프로젝트와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로 나뉘는데요. 민아씨는 루미나가 지향하는 컬러테라피란 “사람들이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고 조절하여 자신의 타고난 본질을 회복하고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2016년 아디다스 전사 웰니스 프로그램, 2018년 베스킨라빈스 컬러테라피 이벤트 등을 진행했죠. 다양한 공공기관과 함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엔 문화체육부 아이디어융합프로그램 시범사업 ‘C스쿨(창의학교)’의 교육총괄을 맡아 진행했고, 2015년엔 서울시 정책박람회에서 액션어드벤처게임 ‘컬러풀시티’를 지휘했어요. 
 
민아씨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트루컬러’ 즉 자기다움을 먼저 찾기를 당부했습니다.
 
“어쩌면 청소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감각을 키워야 할 시기인데 주어진 정답에 자신을 맞추느라 고통받는 청소년들이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길을 좇아가는 것도 인생의 한 노선이 될 수 있지만 그 노선 끝에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기쁨은 바로 자기답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또 그러한 기쁨을 타인과 나눌 때 그 기쁨은 몇 배가 됩니다. 최근엔 자기다움이 화두가 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유튜브나 웹툰을 통해 자유롭게 하거나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민아씨는 “자기다움을 세상에 발휘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단기간에 마법처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훈련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지루하고 오래 걸리는 작업이지만 점점 자신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평생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일 것”이라고 조언했어요.
 
지난해 국립극장 어린이 예술학교에서 '내 안의 리틀히어로와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아트테라피 프로그램의 모습.

지난해 국립극장 어린이 예술학교에서 '내 안의 리틀히어로와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아트테라피 프로그램의 모습.

글=김은혜 꿈트리 에디터    
 
※’자기주도진로’ 인터뷰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행하는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dreamtree.or.kr)’의 주요 콘텐트 중 하나입니다. 무엇이 되겠다(what to be)는 결과 지향적인 진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겠다(how to live)는 과정 중심의 진로 개척 사례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틀에 박힌 진로가 아닌,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진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성공 여부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행복을 찾고, 남들이 뭐라 하든 스스로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길’을 점검해 보시기 희망합니다. 꿈트리 ‘자기주도진로’ 인터뷰는 소년중앙과 협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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