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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폴크스바겐發 ‘배터리 전쟁’의 서막

중앙일보 2019.11.09 07:00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 7일 중국 시나닷컴의 마이크로블로그 공식 계정을 통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모습을 공개했다. 차량 후면엔 테슬라를 뜻하는 중국어 '터쓰라'(特斯拉)가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 7일 중국 시나닷컴의 마이크로블로그 공식 계정을 통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모델3'의 모습을 공개했다. 차량 후면엔 테슬라를 뜻하는 중국어 '터쓰라'(特斯拉)가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테슬라는 다음달 중국 상하이에 건설한 ‘기가 팩토리’(전기차 양산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 1위(24만5240대)에 오른 테슬라는 올 9월말 현재 세계 시장에서 25만7082대를 팔아 압도적인 1위(시장점유율 16%)를 달리고 있다.
 
테슬라는 당초 약속했던 무인 자동화 공장은 실현하지 못했지만 주80시간 넘는 노동력을 집중해 저가형 모델인 ‘모델3’를 양산 중이다. 중국 공장이 완성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테슬라, 중국과 손잡나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 건설을 강행했다. 올해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60% 넘는 성장세(매출액 기준)를 기록하고 있는데, 중국 내 양산이 시작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세계 1위 업체이자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에서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배터리를 독점 공급해온 일본 파나소닉과의 관계를 단절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난 6일자 기사에서 “테슬라가 CATL과 협상 중이며 당분간 LG화학의 배터리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ATL의 정체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자 기사에서 CATL이 세계 1위 배터리업체가 된 건 중국 정부의 배타적인 지원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당국의 승인을 받은 배터리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외국 기업을 차별해 왔다.
 
WSJ는 “중국이 외국 기업에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하도록 압력을 넣어 전기차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고 보도했다. CATL의 전 사업책임자는 WSJ에 2017년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의 임원 3명이 CATL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CATL측이 다임러 임원들에게 브리핑을 하려 하자 다임러 측이 “우리는 대안이 없어 여기 온 것이니 가격이나 말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올해 8월까지의 누적 시장 점유율을 보면 CATL이 33.5%, 파나소닉이 23.2%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이 12.6%로 3위에 올라 있다. 올해 들어 파나소닉과 중국업체 BYD의 점유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중국 정부가 CATL의 세계 1위 만들기에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완성차 거인, 판 흔들까 배터리 지각변동의 또 다른 ‘플레이어’는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이다.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전기차 변혁을 선언한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비중을 25% 이상으로 올리고, 연간 3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로드맵E’를 발표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현재 독일 남부 츠비카우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0년엔 중국 상하이 안팅(安亭)과 광둥성 포산(佛山)에 전기차 공장을 완공한다. 2022년엔 독일 하노버와 엠덴에 추가 전기차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배터리 자급 노리는 VW 폴크스바겐은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업체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전기차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자급 역시 포기하지 않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배터리 자체 생산 전략을 실행 중이다.
 
현재는 LG화학이 폴크스바겐의 가장 큰 배터리 공급 업체다. 미국에선 SK이노베이션과 협력하고 있다. 노스볼트와의 조인트벤처 설립과 관련해 배터리 업계에선 ‘폴크스바겐이 한국 업체와 협력을 줄이기로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 협력 모델로는 배터리 생산의 주도권을 잡기 어렵고,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일본의 반격은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일본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쓰는 현재의 리튬 이온 배터리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효율이 높고 파손 시 폭발 위험이 없는 데다 고온·고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는 2020년대 초반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더라도 초반엔 효율이 떨어질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고체 배터리가 현재의 배터리를 대체하는데 최소 20년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2019년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2019년 세계 자동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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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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