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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벽화, 골목엔 안심 거울…범죄 발생 확 줄인 든든한 지킴이

중앙선데이 2019.11.09 00:56 660호 2면 지면보기

4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1 편의점에 대여섯 살쯤 되는 남자아이가 울면서 들어왔다. 길을 잃어버리자 덜컥 겁이 났다. 그래도 아이는 침착했다. 엄마 손을 잡고 자주 가던 편의점으로 들어간 것이다. 편의점 직원은 아이를 달랜 뒤 나이와 이름을 물었다. 직원은 점주에게 교육받은 대로 ‘POS(결제단말기) 신고 버튼’을 찾아 아이의 이름 등 신상을 기재한 뒤 버튼을 눌렀다. 3분 뒤 점포로 도착한 경찰관에게 인계된 아이는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5개 공공기관·기업·사회단체 수상
가로등 교체 등 작은 실천이 첫걸음
청주시, 5대 범죄 45% 감소하기도
CU 편의점은 ‘긴급 신고 버튼’ 운영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 리테일은 2017년 6월 업계 최초로 POS에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한 ‘원터치 긴급 신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전국 1만3000여 CU에서 운영 중이다. ‘원터치 긴급 신고 시스템’은 매장 안팎에서 긴급 상황 발생 시 POS에 있는 ‘신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112 신고’가 되는 시스템이다. 박재구 BGF 리테일 사장은 “지역사회에서 좋은 친구 같은 기업으로서 다양한 공유가치 창출 활동을 실행하고 있다”며 “전국 1만3000여 CU 가맹점주와 함께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 청주시의 ‘안전 청주’ 만들기 프로젝트 시작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시는 2014년 청주시·청원군 통합시(市) 출범과 함께 ‘청주시 범죄예방환경설계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데 이어 ‘청주시 범죄예방환경설계 조례(2015년)’를 만들었다.
 
이후 청주시는 범죄 발생 가능성이 큰 곳을 대상으로 셉테드(CPTED, 범죄예방 환경설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시는 범죄 발생 현황과 공간 특성을 고려해서 ▶옹벽 벽화 및 휴게공간 조성(자연 감시 기능 강화) ▶보행 안심 거리 및 도로 공간 분리(공간 활용성 증대) ▶방범초소, CCTV, 경관 조명 설치 ▶안심 거울, 방범용 가스 덮개, 주차장 반사 시트 설치 등에 총 10억원을 투입했다.
 
노력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가 2017년 ‘육거리 시장’ 시범사업에 대한 시민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사업시행 후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6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서 범죄 안전 진단 결과 살인·강도·절도·성범죄·폭력 등 5대 범죄 발생 건수가 사업 시행 전 대비 45%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공동체 치안 체계를 구축하고, 셉테드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 제고와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시상식에서 청주시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왼쪽 다섯째부터 임호선 경찰청 차장, 한범덕 청주시장, 이상언 중앙일보플러스 대표. 전민규 기자

지난 6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시상식에서 청주시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왼쪽 다섯째부터 임호선 경찰청 차장, 한범덕 청주시장, 이상언 중앙일보플러스 대표. 전민규 기자

제4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의 주인공들이 가려졌다. BGF 리테일이나 청주시처럼 지역사회에서 범죄예방에 공이 큰 단체들이 영예를 안았다.  
 
경찰청(청장 민갑룡)과 중앙일보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제4회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시상식을 열고 공공기관·기업·사회단체 25곳을 시상했다. 최근 들어 범죄예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각계각층이 치안 서비스의 공동 생산자로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범죄예방 의식을 고취하고 장려하기 위해 경찰청과 중앙일보는 2016년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을 공동 제정, 매년 시상하고 있다. 경찰청과 중앙일보는 공정한 시상을 위해 공모(180여 개 단체 지원)를 거친 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를 통해 엄정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이종수 심사위원장은 “공공기관·기업사회공헌·사회단체 등 기존 3개 영역에 올해는 청소년 부문을 추가했다”며 “적합성·창의성·난이도·성과·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KT&G 상상유니브 충남 운영 사무국 관계자들과 대학생 봉사자들이 대전 오류동 철길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있다. [사진 KT&G 상상유니브]

KT&G 상상유니브 충남 운영 사무국 관계자들과 대학생 봉사자들이 대전 오류동 철길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있다. [사진 KT&G 상상유니브]

올해 수상단체들은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이벤트를 내세우기보다 생활 속 작은 실천에 앞장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나 분야에서 역할을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KT&G 상상유니브는 경찰과 협업을 통해 철길 벽화 그리기 등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탰다. 경찰에 따르면 상상유니브의 대표적 봉사활동인 ‘상상을 입히다’를 포함한 범죄예방 사업을 통해 21%의 범죄 감소 효과를 누렸다.
 
경남 거창군은 각종 범죄와 안전사고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학교 안심길’을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 거창군은 통학로에 스마트 가로등 5개, 방범용 CCTV 16대 등 방범 시설물 설치를 통해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
 
전북 정읍 지역의 엄마 순찰대 마미캅은 학교별 지형·환경 등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순찰 활동을 벌였다. 마미캅은 경찰서 범죄예방팀(CPO)과 협력해 후미진 골목길 가로등 조도를 개선하는 한편 CCTV 설치가 필요한 장소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설치 된 ‘말하는 CCTV’.[사진 성동구]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설치 된 ‘말하는 CCTV’.[사진 성동구]

서울 성동구는 주민들의 적극 참여를 통해 안전시설물을 설치했다. 우리 집 안전펜스, 말하는 CCTV, 마을 소통공간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사업 실시 결과 2018년 5대 범죄 발생률은 전년 대비 18.8%가 감소했다.
 
대구 달서구 송현1동에 설치된 반사경.[사진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대구 달서구 송현1동에 설치된 반사경.[사진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2014년부터 안전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대구시·대구지방경찰청 등과 함께 주민 참여형 안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 사업으로는 전신주 안전번호, 아동·여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심길 조성 등이 있다.
 
전북 군산 외국인자율방범대는 이름 그대로 다국적군이다. 군산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30여 명으로 구성된 군산 외국인자율방법대는 심야 순찰,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또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치안에는 더불어 숲의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며 “치안은 특정 단체의 생각이나 특출한 아이디어만으로 지탱되지 않는다. 경찰과 지역사회 공동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범죄예방 대상 수상자

범죄예방 대상 수상자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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