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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윤석열 앞에서 "윤총장 아니어도···시스템 정착을"

중앙일보 2019.11.08 18:19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월 임명장 수여식 이후 넉 달 만에 찾은 청와대 행사에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이후 처음 대면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상당 수준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이제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다음 단계의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인권, 민주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특히 당부 드린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포함, 여권에선 그간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곤 했다. 법무부 발(發)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건 것도 그 차원으로 이해되곤 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아니더라도’란 표현을 쓴 게, ‘윤석열 검찰’의 검찰개혁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그러나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검찰 수사 정착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는 “누가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확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기존의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확대 개편한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9일)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문 대통령 취임 후 5번째 반부패정책협의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 입장하며 윤 총장을 비롯한 반부패 정책 관련 부처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총장은 깍듯하게 허리를 두 번 굽혔고, 두 사람은 말없이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식 때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며 덕담을 건넨 모습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면서 수차례 윤 총장 쪽을 바라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이) 따로 말을 하는 건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부패 개혁과 공정사회는 우리 정부의 사명”이라며 집권 후반기 주요 국정 기조를 분명히 했다. 회의에선 전관 특혜 근절방안, 입시학원 등 사교육 시장 불공정성 해소방안, 공공부문 공정채용 확립과 민간 확산 방안 등이 안건으로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전관 특혜와 관련해 “비단 법조계뿐만 아니라 퇴직 공직자들이 전관을 통한 유착으로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과 안전은 물론, 방위산업 등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분야까지 민생을 침해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전관 특혜 근절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며 노력해 왔지만 아직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부족하다”며 “전관 유착의 소지를 사전에 방지하고, 공직자들의 편법적인 유관기관 재취업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강력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과년해 법무부는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인 사건 취급제한 및 몰래 변론 금지 위반 등 변호사법 위반행위에 대해 처벌수준과 징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국세청은 고위공직자 퇴직 후 2~3년을 집중관리 시기로 설정하고, 변호사‧세무사 등 퇴직공무원 진출분야의 세무조사 비중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조 전 장관 딸의 대입 논란을 계기로 입시제도 전면 개편을 지시한 문 대통령은 이날도 “입시학원 등 사교육 시장의 불법과 불공정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경찰청, 국세청 등과 공동으로 입시학원 등 특별점검 협의회를 구성하고, 입시와 관련한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학원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채용 공정성 확립에 대해선 “당사자인 취업준비생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여길 때까지 채용제도를 끊임없이 보완하고 개선해달라”며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의혹 등 국민들이 불공정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불신을 해소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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