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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넓고 갈 팀은 많다...류현진의 행선지는?

중앙일보 2019.11.08 11:02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류현진(32)이 오는 14일 귀국한다. 마침 이날은 미국에서 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날이다.
 

"이미 다저스와 계약 합의 했을 것"
"뉴욕 양키스 오면 가을야구 1선발"
"텍사스도 류현진에게 관심 둘 것"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 [연합뉴스]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 [연합뉴스]

올 시즌 LA 다저스에서 뛰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MLB 전체 1위)를 기록한 류현진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11승8패 평균자책점 2.43),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 11승7패 평균자책점 2.92)와 함께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처음으로 류현진이 사이영상 득표에 성공한 것이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보다 디그롬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류현진에게 더 중요한 승부는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다. 미국 언론이 전하는 정보와 분위기가 각기 달라서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류현진은 FA 협상을 에이전트사인 스콧 보라스 코퍼레이션에 맡겼다. '벼랑 끝 협상'의 대가인 스콧 보라스는 최대한 시간을 끌며 여러 구단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 받는 루머는 류현진이 다저스와 '계약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MLB닷컴 마크 페인샌드 기자는 '리그 관계자들은 류현진과 다저스 구단이 이미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고 있다. 류현진은 LA에 머물기를 원하고 다저스도 류현진이 남길 바란다'고 전망했다.
 
다저스와의 계약은 류현진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히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류현진은 LA의 환경(날씨와 한인타운)에 만족해 했다. 또한 다저스는 어느 팀보다 류현진을 잘 알고 있다. 다저스로서도 홈 경기에 특히 강한 류현진을 내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계약 조건이다.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한 뒤 다저스는 류현진을 향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저스가 몇 년째 지출 규모를 줄이고 있어 류현진과의 계약을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
 
다만 마크 페인샌드 기자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계약 합의'라고는 볼 수 없어도 양측이 '계약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저스의 계약안을 이미 제시했고, 다른 구단과도 충분히 협상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추측할 수 있다.
 
LA 다저스에서 7년을 보낸 류현진. 다저스가 류현진과 계약 합의를 했다는 뉴스가 미국 기자를 통해 나왔다. [연합뉴스]

LA 다저스에서 7년을 보낸 류현진. 다저스가 류현진과 계약 합의를 했다는 뉴스가 미국 기자를 통해 나왔다. [연합뉴스]

매체마다 워낙 다른 전망을 하고 있지만 류현진의 몸값은 연 2000만 달러(230억원)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은 2~3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쟁에 뛰어든 팀이 많아지고, 보라스가 특유의 수완을 발휘한다면 계약 기간과 총액이 늘어날 것이다.
 
긍정적인 신호는 조금씩 나오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8일 '2020년 양키스에 필요한 FA 7명'을 꼽으며 투수 최대어 게릿 콜 다음으로 류현진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이 다저스를 떠나는 걸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가 이적에 관심이 있다면 꼭 붙잡아야 한다. 류현진이 양키스에서 온다면 포스트시즌 1선발'이라고 썼다.
 
미국 최고의 명문팀 양키스는 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팀이다. 양키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날씨 등의 적응 문제, 극성스러운 팬, 지명타자제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 7일에는 류현진이 텍사스 레인저스로 갈 거라는 보도가 연속으로 나왔다. MLB닷컴은 '내년 시즌 새 구장에서 출발하는 텍사스가 류현진에게 관심이 있다. 우수한 3선발급 투수로 류현진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디애슬레틱도 '콜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잭 휠러는 원소속팀과 재계약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텍사스의 목표는 류현진이 될 것이다. 3년간 총액 5700만 달러(660억원) 수준의 계약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텍사스는 현재 추신수(37)가 뛰고 있으며, 2002년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나 FA로 이적한 팀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 등이 류현진의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각 구단을 담당하는 기자 시각에서 FA 영입 후보 중 류현진 같은 선발투수를 제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SPN은 8일 류현진의 사진을 메인 화면에 걸고 FA 전망 기사를 게재했다. ESPN은 '류현진은 내년 33세가 되고, 팔꿈치와 어깨 수술 이력이 있다. 탈삼진은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59위'라면서도 '류현진은 장점이 더 많은 선수다.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130명 중 두 번째로 볼넷 허용이 적다. 땅볼 유도율은 10위, 평균 타구 속도는 10위'라고 설명했다. 파워피처는 아니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매우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어느 누가 봐도 류현진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어떤 세일즈 전략을 짜고, 어느 팀이 경쟁에 뛰어들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 '수퍼 에이전트' 보라스의 손에 달렸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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