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첫 솔로 정규 앨범 ‘싱킹’을 발매하는 지코. [사진 KOZ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8/edcc099d-c9d8-448c-ac1d-b38dca229469.jpg)
8일 첫 솔로 정규 앨범 ‘싱킹’을 발매하는 지코. [사진 KOZ엔터테인먼트]
“난 불모지에서 뿌리를 내렸고/ 눈보라 칠 때 열매를 맺었어/ 괴물을 꺼내지 않으면 이 테스트를 끝내지 못해”
가수 지코(27)가 8일 발표하는 첫 솔로 정규 앨범 ‘싱킹(THINKING)’에 수록된 ‘디스토피아’의 노랫말이다. 지난 9월 발표한 ‘파트 1’과 이번에 발표하는 ‘파트 2’를 묶어 총 10곡을 담았다. 2011년 7인조 보이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2015년 Mnet ‘쇼미더머니4’ 프로듀서로 활약하면서 ‘실력파 래퍼’로 자리매김한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프로듀싱 실력 바탕 홀로서기
첫 솔로앨범 ‘싱킹’ 오늘 공개
“제가 못하는 음악도 발굴할 것
그룹 블락비 해체나 탈퇴 아냐”
이번 앨범엔 다시 한번 본인이 가진 이미지를 깨는 데 집중한 흔적이 역력했다.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자신의 모습을 풍선에 빗댄 ‘벌룬’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커질 대로 커져 버렸는데/ 속에 든 거라곤 몰래 삼킨 한숨” 등 자조적인 노랫말은 쓸쓸함을 자아낸다. “난 아이돌이었다 래퍼였다/ 호감이었다 비호감이었다/ 극과 극 어느 축에도 못껴”(‘극’) 같은 고민도 엿보인다. 그룹 활동 도중 틈틈이 발표한 싱글 ‘버뮤다 트라이앵글’(2016)처럼 무거운 힙합곡부터 ‘아티스트’(2017) 같은 발랄함, ‘소울메이트’(2018) 같은 세심함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지코는 ’지난 9월 먼저 선보인 ‘싱킹 파트1’에 제 생각을 다양하게 펼쳐놨다면 ‘파트2’는 감독판처럼 좀더 섬세한 감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 KOZ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8/6c6a9173-3131-4586-a3bb-5724db2e3412.jpg)
지코는 ’지난 9월 먼저 선보인 ‘싱킹 파트1’에 제 생각을 다양하게 펼쳐놨다면 ‘파트2’는 감독판처럼 좀더 섬세한 감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 KOZ엔터테인먼트]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를 엄청 채찍질했어요. 제가 가진 밝고 경쾌한 부분을 부각하되 무력감이나 외로움 같은 감정은 무시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사는 게 내게 해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접 구상한 ‘벌룬’ 뮤직비디오에도 이 같은 감정은 고스란히 묻어난다. “풍선은 스스로 날아가는 방향을 정할 순 없잖아요. 그토록 올라가고 싶은 하늘이었는데 막상 올라가면 땅이 보이기도 하고. 그럼 또 땅으로 가고 싶어지지 않을까요.” 그는 부지런히 시선의 폭을 넓혀갔다. 배우 배종옥이 데뷔 35년 만에 첫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지코의 ‘남겨짐에 대해’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눈빛만으로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분이잖아요. 저랑 너무 멀리 계신 분이라 큰 기대 없이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기뻤죠. 워낙 팬이기도 했고요.”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 뮤직비디오. 배우 배종옥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 KOZ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8/277b0200-eaf1-4c0e-86a1-a12adb5d55ff.jpg)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 뮤직비디오. 배우 배종옥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 KOZ엔터테인먼트]
블락비 시절에도 박경과 함께 팀 내 프로듀싱을 도맡았던 그는 “멤버들의 다양한 음색을 조합하고 구현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때론 버겁기도 했다"며 "혼자 해서 좋은 점은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땐 너무 절박했어요. 회사에 따로 프로듀서가 없어서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덕분에 자립심이나 협동심이 커졌죠. 반면 솔로 활동은 능력의 부족과 보상을 모두 제가 떠안는 거니까 한결 단순해졌죠.”
![지코는 ’이번 앨범은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작업하는 동안 책도 거의 안 읽고 음악도 잘 안 들었다“며 ’세상에 선보이고 나면 생각의 환기가 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KOZ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8/1554d94c-c8d7-41dc-b64a-3f5586634b3c.jpg)
지코는 ’이번 앨범은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작업하는 동안 책도 거의 안 읽고 음악도 잘 안 들었다“며 ’세상에 선보이고 나면 생각의 환기가 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KOZ엔터테인먼트]
요즘 그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KOZ다. 자신과 음악적 색깔을 공유하되 스펙트럼을 넓혀나갈 수 있는 레이블로 꾸려나가고 싶다는 것. “세정의 ‘꽃길’은 지금 다시 들어봐도 좋은 것 같아요. 전혀 지코가 만든 것 같지 않지만 톤 앤 매너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할 줄 아는 음악도 할 줄 알고, 하지 못하는 음악도 할 줄 아는 친구들을 많이 발굴하고 싶어요. 지금 데뷔를 준비 중인 친구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무해함이 장점이에요. 앞으로 제가 또 힙합을 할 수도 있겠죠. 그냥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