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흥겨운 댄스도 즐겁지 않다, 이런 여성과 함께라면

중앙일보 2019.11.08 07:00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15)

단체 강습을 받거나 파티에 가면 파트너를 바꿔야 한다. 강사가 음악이 바뀔 때마다 파트너를 바꾸라고 지시한다. 파티에서는 이성에게 다가가서 춤을 청하거나, 반대로 춤추자는 제의를 받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같이 춤추고 싶은 여자와 순서가 되기도 하고, 같이 춤추고 싶지 않은 여자와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단체 강습에서는 같이 춤을 추고 싶지 않은 여자가 걸리면 잠시 참으면 된다. 음악은 금방 끝나기 때문이다. 절대 싫은 표정을 하면 안 되는 것이 댄스의 매너다.
 
같이 춤추고 싶지 않은 여자는 까칠한 여자다. 홀드 자세부터 몸을 움직일 때도 어딘지 불편해한다. 춤을 출 때도 뭔가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다. [사진 pxhere]

같이 춤추고 싶지 않은 여자는 까칠한 여자다. 홀드 자세부터 몸을 움직일 때도 어딘지 불편해한다. 춤을 출 때도 뭔가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다. [사진 pxhere]

 
같이 춤추고 싶은 여자는 성격이 좋은 여자다. 같이 춤을 추는 데 부담이 없다. 같이 춤추고 나면 기분도 좋고 즐겁다. 춤이 끝나면 정말 즐거워하며 잘 췄다며 인사도 깔끔하게 한다.
 
반면에 같이 춤추고 싶지 않은 여자는 까칠한 여자다. 홀드 자세부터 몸을 움직일 때도 어딘지 불편해한다. 상대와 잘 안 맞는다는 표정이다. 춤을 출 때도 뭔가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다. 거만한 여자도 있다. 춤을 출 때나 끝났을 때 한 수 가르쳐 준다며 제 딴에는 코치를 한다. 일종의 나쁜 습관이다. 개인 레슨을 오래 받은 여자들이 그런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꼭 맞는 코칭은 아니다. 자기가 배운 선생이 다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운 입장에서는 그게 정답이고 다른 것은 다 틀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여자들은 대부분 춤이 끝나고 나면 투덜댄다. 다른 사람들에게 같이 춤춘 사람의 험담을 하기도 한다.
 
까칠한 여자와 좀 다르기는 하지만, 불만이 많은 여자도 같이 춤추기 꺼려진다. 어딜 가나 이런 타입은 환영을 못 받지만, 습관적으로 불만이 터져 나온다. 강사부터 다른 파트너, 심지어 같은 여자들 험담도 한다. 뒤풀이 장소나 메뉴까지 뭐든지 부정적으로 얘기한다. 혼자만 불만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주변의 동조를 구한다.
 
단체 레슨은 루틴이 정해져 있으므로 아예 여자가 남자를 리드하는 경우도 있다. 남자가 초보자라서 실력 차가 뚜렷하면 그럴 수도 있긴 하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남자를 리드하는 여자는 곤란하다. 남자가 루틴을 틀리게 하거나 실수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빨리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 다른 커플과 맞추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틀린 스텝에서 멈춰 버리고 여자가 리드하여 다른 커플보다 뒤늦게 스텝을 진행하는 고집불통도 있다. 남자는 더 당황해서 춤을 망치게 된다.
 
춤은 여자를 위한 것이다. 남자의 역할은 리드와 지지대 역할이다. 여자가 멋지게 몸을 활처럼 휘며 구사하고 싶은데 남자의 역할이 시원찮으면 마음 놓고 동작을 할 수 없다.[사진 pxhere]

춤은 여자를 위한 것이다. 남자의 역할은 리드와 지지대 역할이다. 여자가 멋지게 몸을 활처럼 휘며 구사하고 싶은데 남자의 역할이 시원찮으면 마음 놓고 동작을 할 수 없다.[사진 pxhere]

 
기술적으로 들어가면, 몸이 무거운 여자와는 춤추기 싫다. 춤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몸이 무거운 것은 비단 살이 쪄서가 아니다. 좀 비만한 경우라도 몸이 가벼운 여자도 많다. 여자는 남자의 리드를 받아서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먼저 체중을 내려놓으면 안 된다. 남자가 리드할 때 그냥 밀려가고 끌려 와야 한다. 여자가 먼저 체중을 내려놓으면 남자가 리드할 수가 없다. 움직이는 물체는 약간의 힘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정지된 물체는 밀어도 잘 안 움직이는 원리와 같다.
 
스탠더드 댄스는 처음에 배울 때 후트 워크(Footwork)라는 것을 배운다. 발바닥의 힐, 앞꿈치, 발가락을 사용하는 순서와 방법을 말한다. 라틴댄스와 다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익혀야 한다. 전진하는 발은 발바닥의 뒤꿈치부터 내딛는데 체중 있는 뒷발에서 밀어서 전진하며 착지한다. 아직 체중은 뒷발에 있으므로 전진하는 발은 가볍다. 반대로 후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자가 후진하는 발을 먼저 착지해버리면 밀어도 안 밀리는 것이다. 그래서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탠더드 댄스는 발을 11자로 똑바로 해야 한다. 팔(八)자 발을 사용하는 라틴댄스와 다른 점이다. 그런데 스탠더드 댄스를 추는데 발을 팔자로 하게 되면 발이 걸린다. 특히 비에니즈 왈츠를 출 때 발이 엉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그 때문이다.
 
초보자는 히프를 뒤로 빼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하면 상대적으로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 가슴이 와 닿아 불편해진다. 갈비뼈 하단으로 리드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리드가 어렵다. 특히 회전할 때 회전 반경이 커지므로 음악을 놓치기 쉽다. 보기에도 안 좋다. 반면에 너무 몸을 붙이는 여자도 있다. 그렇게 배웠다는 것이다. 너무 붙으면 상대가 무겁고 둘 사이에 공간이 없어 다리를 움직이는 데 불편하다.
 
춤은 여자를 위한 것이다. 남자의 역할은 리드와 지지대 역할이다. 여자가 멋지게 몸을 활처럼 휘며 구사하고 싶은데 남자의 역할이 시원찮으면 마음 놓고 동작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춤을 잘 추는 여자와 같이 추다 보면 나도 잘 추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신나게 춤이 잘 된다. 이런 경우는 보는 사람도 많다. 반면에 춤을 못 추는 여자와 춤을 추게 되면 둘이 그렇게 보인다. 같이 못 추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춤판에서는 춤 잘 추는 여자가 인기가 좋은 것이다. 남녀 피차 마찬가지다.
 
여자들의 외모를 보는 것은 남자들의 공통 속성이다. 그래서 외모가 좋은 여자들이 인기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외모보다는 인성이 우선한다. 그다음이 춤 실력이다. [사진 pexels]

여자들의 외모를 보는 것은 남자들의 공통 속성이다. 그래서 외모가 좋은 여자들이 인기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외모보다는 인성이 우선한다. 그다음이 춤 실력이다. [사진 pexels]

 
키 차이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춤추는 데 영향은 있다. 키가 잘 맞는 여성과 춤을 출 때는 춤추는 맛이 난다. 그러나 너무 여자가 크거나 하면 홀드 자세부터 불편해진다. 보폭도 다르고 둘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이다. 그림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상대가 너무 크면 파트너 건너의 앞이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냄새다. 지나친 향수 냄새, 구취, 땀 냄새 등을 말한다. 저녁 시간에 진행하는 직장인반은 낮에 열심히 일하고 학원 시간에 맞춰 오기 바쁘다. 그러다 보니 양치질할 시간도 없이 도착해서 바로 춤을 시작한다. 그러면 구취가 나는 사람이 있다. 중년쯤 되면 치아 한두 군데는 고장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구취가 날 수 있다. 속이 안 좋은 경우도 구취로 배출된다. 저녁 식사를 하고 온 경우도 양치질을 안 하고 춤을 시작하면 음식 냄새가 난다.
 
좋은 냄새 나라고 뿌리는 향수도 문제가 있다. 여자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무취에 익숙한 남자들은 질색한다. 연한 꽃향기까지는 모르지만, 익숙하지 않은 서양식 향수는 냄새가 고약할 수 있다. 급한 대로 씹는 껌 냄새도 본인은 좋을지 모르지만, 침과 섞인 껌 냄새도 지독하다. 껌을 씹더라도 댄스 할 때는 씹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씹으면 안 된다. 담배 냄새도 물론 안 된다.
 
여자들의 외모를 보는 것은 남자들의 공통 속성이다. 그래서 외모가 좋은 여자들이 인기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외모보다는 인성이 우선한다. 그다음이 춤 실력이다.
 
수준 차이가 분명히 있는데도 같이 춤을 추면 여자는 남자를 동격의 수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바로 고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해 주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자존심 때문이다. 오히려 “너는 잘하냐?”며 덤비기도 한다. 물귀신 작전이다. 동격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런 여자는 기피 대상이다.
 
가장 춤추기 좋은 여자는 고정 파트너다. 오래 같이 췄으므로 서로를 잘 안다. 성격도 잘 알고 있어서 웬만하면 통한다. 그래서 고정 파트너를 가진 사람은 행운아다. 부부도 고정파트너인 셈이다.
 
이상은 남자의 입장에서 썼으므로 여자의 입장에서도 비슷하다고 본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강신영 강신영 댄스 칼럼니스트 필진

[강신영의 쉘 위 댄스] 댄스 동호인으로 시작해 30년간 댄스계에 몸담았다. 댄스에 대한 편견 때문에 외면하고 사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댄스스포츠 세계는 문화, 역사, 건강, 사교,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고 알수록 흥미롭다. 30년 댄스 인생에서 얻은 귀중한 지식과 경험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 싶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