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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월급 40만?179만? 얼마면 잃어버린 20대 보상될까

중앙일보 2019.11.08 05:00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제11화> 군인 월급
군인들은 월급을 어떻게 사용할까?
"현재 충분"vs"최저시급까지 올려줘야"
심상정 대표 '군 월급 100만원' 제안도

2019년 의무복무 군인들의 월급은 얼마일까요?

현재 병장은 40만 5000원, 이등병은 30만 61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 20대 중후반 예비역 독자분들은 꽤 많다고 느끼실 겁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19만 원대였기 때문이죠.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적은 것 같기도 한 군인 월급. 의무복무 중인 20대 장병들은 월급으로 얼마가 필요할까요? 밀실팀은 지난달 11일 서울역에서 군인 24명을 만나 실제 통장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월급을 어디에 쓰는지 보기 위해서죠. 그리고 현역 장병이 생각하는 적당한 월급은 얼마인지도 물었습니다.
 
최근 20년간 국군 병장의 봉급과 인상률. 군인권센터는 "현행법상 공무원도 군무원도 아닌 의무복무 군인의 월급 인상률은 정권에 따라 크게 변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최근 20년간 국군 병장의 봉급과 인상률. 군인권센터는 "현행법상 공무원도 군무원도 아닌 의무복무 군인의 월급 인상률은 정권에 따라 크게 변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20대 보상하려면 179만원” vs “40만원도 충분해”

경기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일병 A씨(21)의 통장. A일병은 "첫 휴가라 지출이 조금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향으로 가는 교통비는 군생활 동안 총 3번 국가에서 지원해준다. 평일 외출 때는 주로 PC방을 간다고 했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신윤아 인턴

경기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일병 A씨(21)의 통장. A일병은 "첫 휴가라 지출이 조금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향으로 가는 교통비는 군생활 동안 총 3번 국가에서 지원해준다. 평일 외출 때는 주로 PC방을 간다고 했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신윤아 인턴

강원도 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일병 D씨(20)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월 179만원)은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금 월급으로 아껴 쓰면 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밖에 있었으면 훨씬 많이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경기지역에 복무하는 육군 일병 E씨(21) 역시 “내 20대가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려면 최저임금은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월급이 충분하다는 장병들도 있었습니다. 전남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상병 F씨(24)는 “지금 40만원 수준도 충분하다”며 “차라리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인터넷강의를 제공하거나 사회적인 교육 시스템을 제공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지역에서 복무하는 육군 상병 G씨(20)도 “적자를 보면서 군 생활을 하지만 생각보다 버틸 만하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말한 건 국방비 급증을 우려했기 때문인데요. 
 
경기지역 육군 상병 H씨는 “70만원이 적절하다”면서 “안 그래도 예산이 부족할 텐데 100만원 이상씩 주면 나라에서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4명 중 16명이 같은 이유로 60만~80만원 사이의 금액을 적정 월급으로 꼽았습니다. 이날 서울역에서 만난 병사 24명이 말한 ‘적절한 월급’의 평균 금액은 73만 4000원이었습니다. 
 

“용돈 받을 때 부모님께 죄스러워”  

시루봉 행군 중인 659기 해군병들이 대열을 갖추어 행군을 하고있다. [뉴스1]

시루봉 행군 중인 659기 해군병들이 대열을 갖추어 행군을 하고있다. [뉴스1]

이날 만난 병사들은 대부분 적금을 들고 있었습니다. 경기도 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병장 I씨(23)는 “거의 모든 병사가 전역 후를 대비해 10만~20만원씩 적금은 꼭 든다”며 “은행에서 5.5% 높은 이율로 적금을 들어두면 전역 후 300만 원 정도 모아 나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돈이 남아서 적금을 드는 건 아닙니다. 24명 중 22명이 “월급이 부족해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쓴다”고 했는데요. 경남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상병 J씨(21)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 한 잔 마시면 하룻밤에만 10만원이 나온다”며 “휴가 때 집에서 돈을 받을 수밖에 없어 늘 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가 고향인 전남지역 부대 육군 상병 K씨(21)도 “고향으로 가는 교통비가 진급할 때만 지원돼 평소 어머니께서 항공료를 내줘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용돈으로 월 10만~20만원을 받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용돈을 받지 않는다는 경남지역 육군 상병 L씨(22)는 “집에서 떠나 있으면서 돈까지 빌려 쓰면 죄짓는 느낌이 든다”며 “적금 후 남은 돈을 열흘 만에 다 쓴 뒤 20일은 배가 고파도 돈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병장 M씨(24) 역시 “아직도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경북 지역에서 복무하는 해군 상병 B씨(21)의 지출내역서. 휴가가 있는 달과 없는 달의 지출액 차이가 크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신윤아 인턴

경북 지역에서 복무하는 해군 상병 B씨(21)의 지출내역서. 휴가가 있는 달과 없는 달의 지출액 차이가 크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신윤아 인턴

“군인도 좋은 옷 입고 밖에 나가고 싶어”

해병대 수색대대의 동계 설한지 훈련의 일환으로 천리행군 복귀 중인 수색대대 장병들의 모습. [사진 공동취재단]

해병대 수색대대의 동계 설한지 훈련의 일환으로 천리행군 복귀 중인 수색대대 장병들의 모습. [사진 공동취재단]

월급이 오른다면 이들은 뭘 하고 싶을까요? 경기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일병 N씨(20)는 “1년 학비 500만원이라도 모아서 나가고 싶다”며 “전역 후 여행자금으로도 쓰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육군 상병 O씨(21)는 “휴가 때 입을 옷을 살 것 같다”며 “남들은 모르겠지만, 군인들도 멋있는 옷을 입고 싶어한다”며 쑥스러운 듯 말했습니다.
 
반면 “돈이 부족한 게 너무 익숙해 사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한 육군 상병 P씨(22)는 “즉흥적으로 영화관람을 하거나 여행 가고 싶을 때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요. 그는 “전역하면 세상에 혼자 버려지는 기분이 들 텐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돈이 생겼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013년에 전역한 육군 예비역 박모(27)씨도 "군복무가 시간을 버리는 기간이 아니라 약간의 경제적 활동을 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느끼게 되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다른 의견으로는 ‘태블릿 PC를 사고 싶다’,‘후배들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다’,‘휴가 때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다’,‘단백질보충제를 사겠다’ 등이 있었습니다.
 
경기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공군 상병 C씨(24)의 통장. C씨는 "적금을 들고 나면 쓸 돈이 부족지만 미래를 위해 들어뒀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신윤아 인턴

경기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공군 상병 C씨(24)의 통장. C씨는 "적금을 들고 나면 쓸 돈이 부족지만 미래를 위해 들어뒀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신윤아 인턴

‘장병 월급 100만원 시대’ 가능할까?

오르락내리락하는 월급 산정에 문제의식을 갖는 장병도 있었습니다. 경기지역 부대에 복무하는 공군 병장 Q씨(24)는 “2018년에는 월급이 거의 2배 올라 이야기가 많았다”며 “군인 월급도 최저임금처럼 천천히 올라야 합리적”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9월 ‘장병 월급 1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심 대표는 “징병제를 채택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장병에게 최저임금의 80% 수준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라며 “군인 월급 100만원을 위해서는 국방비의 0.8%인 3700억원만 더 쓰면 된다”고 했습니다.
2019년 한국의 병사 월급은 최저임금의 23% 수준이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2019년 한국의 병사 월급은 최저임금의 23% 수준이다. 그래픽=정원석 인턴

하지만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의원은 “연간 추가되는 소요예산이 3700억원이 훌쩍 넘고, 결국 제대 이후 장병들이 갚아야 하는 혈세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군인 월급 증가율이 정권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는 점입니다. 군인권센터 역시 “현행법상 군인의 지위가 명확하게 규정돼있지 않아 월급이 체계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있다”며 “최저임금위원회처럼 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국방부는 “군인 월급은 국방부 내 군인복지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정부부처(인사혁신처,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결정한다”며 “2022년 이후 봉급 인상 추이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 2.0 정책에 따라 병장 월급은 2022년까지 최저임금의 50% 수준인 7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인데요. 군인들의 월급,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편광현·최연수·김지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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