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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감각, 날 선 상상력으로 용감한 첫걸음

중앙일보 2019.11.08 00:03 종합 25면 지면보기
7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함께한 제20회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자들과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왼쪽부터 이 주필, 박세회(소설 부문), 양진영(문학평론 부문), 조용우(시 부문) 작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7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함께한 제20회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자들과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왼쪽부터 이 주필, 박세회(소설 부문), 양진영(문학평론 부문), 조용우(시 부문) 작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문단을 새롭게 이끌어갈 시인·소설가·평론가를 배출하는 중앙신인문학상이 올해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제20회 시상식이 7일 오후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에서 열렸다.
 

제20회 중앙신인문학상 시상식

올해에도 중앙신인문학상의 열기는 여전했다. 최종 당선을 놓고 후보작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시 부문 조용우(26)씨의 당선작 ‘새로운 생활’은 “일상의 소재를 다루면서도 사유가 명료하고 들뜸이나 과장이 없이 자기의 세계를 거머쥐고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가 놀라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씨는 당선 소감에서 “내가 부끄럼 없이 부르고 싶은 ‘시인’이라는 사람은 언어와 풍경을 소비하기만 하는 창작자가 아니라, 그 자신이 언어와 풍경 안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인간이다. 좋은 시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소설 부문 박세회(38)씨의 당선작 ‘부자를 체험하는 비용’은 “한국 문학에서 쉽게 보기 힘든 낯선, 입시와 소비사회, 계급성 등의 현실 문제에 대한 날 선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박씨는 “제 당선작의 심사평 중 가장 멋진 단어는 ‘낯선’이었다. 익숙한 언어로 쓰인 글이 누군가에게 낯선 느낌을 줬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기쁜 일이 없을 것 같다. 익숙한 것들을 걷어차고 낯선 감각을 살리는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한강의 소설을 분석한 글로 문학평론 부문 당선자가 된 양진영(61)씨는 “만학도의 뒤늦은 출발을 이해하고 낙점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먼저 감사드린다”며 “당선을 계기로 그동안 진력해 온 소설 창작의 외연을 넓혀, 평론 습작을 시도해 보려 한다. 이번 당선이 한때의 행운에 그치지 않도록 제 무딘 필력을 연마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사위원들은 “기존의 평론들과 다른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점을 응원한다”고 평했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한 장석주 시인은 앞서 출발한 문학인으로서 진솔한 당부와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장 시인은 “오늘 등단의 꿈을 이룬 여러분은 등단이라는 쓰디쓴 ‘열매’를 깨물었다. 이건 되돌릴 수 없는 불가피한 운명”이라며 “그 가치가 충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시를 쓰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편의 시’를 써내는 것은 숭고하고 허무한 소명에 자신을 바치는 일이다. 두려워 말고 첫걸음을 내딛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소설가 권여선·성석제, 시인 장석주·고형렬·문태준, 평론가 심진경씨 등 선배 문인들이 참석해 신인들의 출발을 축하했다. 시상을 한 본지 이하경 주필은 "문학은 모순을 포용해 인간을 위로하고 구원으로 이끌기에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며 "여러분은 그 찬란한 위대함의 세계에 뛰어든 용사”라고 응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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