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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속도 내는 황교안, 엄포 놓는 유승민…양측 셈법은?

중앙일보 2019.11.07 16:08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통합 엔진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는 분위기다. 6일 통합 추진을 선언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7일에도 “통합을 이뤄내도록 저부터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부터는 속도감 있게 통합을 추진한다. (황 대표가) ‘12월 이후’를 얘기했지만 협상은 그 전이라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홍철호·이양수 의원 등 통합 실무팀도 구성했다. 두 의원은 총선기획단 소속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구상하는 통합 의사 결정은 실무팀과 총선기획단 협의를 거쳐 황교안 대표에게 보고한 뒤, 통합논의기구(다른 정당·세력 포함)에서 논의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상대측에서도 실무팀이 정해지면 바로 실무 협상에 들어가겠다. 통합기구부터 가능한 한 빨리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 "쉽게 생각하지 마" 엄포 놓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대표인 유승민 의원(왼쪽)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대표인 유승민 의원(왼쪽)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의 속도감은 이에 비해 느렸다. 자신이 제시한 이른바 보수재건의 3원칙(①탄핵의 강을 건널 것 ②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③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것)을 다시 강조하면서다. 유 대표는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이 제가 말한 세 가지 원칙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쉽게 생각한다거나, 말로만 한다거나, 속임수를 쓴다거나 하면 이뤄지지 않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은희·유의동 두 의원을 공동단장으로 하는 별도 신당기획단을 이날 출범시켰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기구’를 거치는 논의 방식에 대한 경계감도 내보였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협의체를 만들어 하는 건 합의 도출도 어렵지만 갈등과 이견이 여과 없이 노출된다. 통합 효과가 다 없어져 버리는 부분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당 내부) 혁신 없는 통합은 야합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은 황 대표의 통합 제안을 두고 “진정성 없고 신기루 잡는 이야기”라고 했다.
 

#. 속도전 펼치는 황교안의 셈법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관심이 쏠리는 건 각자의 셈법이다. 통합 논의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주도권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통합을 더는 미룰 수 없었기 때문”(핵심관계자)이라는 명분을 앞세운다. “12월 중순~말 사이에는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질 수 있길 희망한다. 너무 늦어지면 실무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곳곳에서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보수 통합에 대한 한국당의 진정성 강조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황 대표는 그간 보수 통합과 관련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자유우파 세력이 함께해야 한다”는 수준의 원론적 수준의 메시지만 반복해서 내왔다. 이 때문에 통합 의지를 의심받기도 했다. 하지만 6일 선언에 이어 실무를 빠르게 추진할 경우 이를 불식시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합은 결국 중도층을 보고 하는 건데 통합의 진정성을 어필하는 게 국민에게 다가가는 바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 유승민은 통합에 응할 용의가 있을까

지난달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 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이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 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이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대표 역시 통합에 응할 의지가 없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의지가 없다면 6일 황 대표 제안 2시간 30분 만에 “제가 제안한 보수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일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내지 않았을 거란 이유다. “통합 논의하자”(6일 오후, 황교안)→“원칙 받을 의지 있다면 대화”(6일 오후, 유승민)→“통합 조건 극복 가능”(6일 밤, 황교안)→“쉽게 생각하지 않기 바란다”(7일 오전, 유승민) 등 언론 보도를 통한 둘의 대화 흐름을 두고도 “양측 모두 의지가 없는 건 아니다”(한국당 초선의원)는 분석이다.

 
7일 원격 대화를 두곤 한국당과 변혁 간 ‘밀당(밀고 당기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개혁보수로 해야 한단 걸 강하게 얘기해야 그걸 레버리지 삼아서 한국당을 이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며 “우리공화당이나 어디나 범보수를 다 끌어모아서 한다는 건 의미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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