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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사고 소방대원 기동복 상의 발견…안쪽엔 이름 세글자

중앙일보 2019.11.07 14:24
7일 수색 당국이 고(故) 서모(45) 정비사의 소방 기동복 상의를 발견해 인양했다. [사진 독도소방구조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제공]

7일 수색 당국이 고(故) 서모(45) 정비사의 소방 기동복 상의를 발견해 인양했다. [사진 독도소방구조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제공]

지난 6일 오후 11시 24분 독도 해역에서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던 청해진함의 원격무인잠수정(ROV)이 수심 98m 지점에서 주황색 119구조대 기동복 상의를 발견했다. 사고 헬기 동체를 발견한 위치에서 667m 떨어진 지점이다.
 

6일 자정쯤 독도 해상에서 기동복 발견
추락 헬기에 탑승한 정비사 서씨 것으로
가족 "KBS 직원 사고 당시 영상있을 것"
해경, 직원 2명 휴대전화 분석할 계획

수색 당국은 기동복 발견 1시간 30분여 뒤인 7일 오전 0시 52분 로봇팔을 이용해 기동복을 인양했다. 건져 올린 기동복 안쪽에는 검은 펜으로 쓰인 정비사 서모(45)씨의 이름이 있었다. 바깥쪽엔 명찰도 달려 있었다. 서씨는 지난달 31일 독도 헬기 추락사고로 실종됐고, 지난 2일 그의 시신이 수습됐다.
 
서씨의 시신은 인양 당시 상의를 탈의한 상태였다. 해군 관계자는 “기봉독 상의가 왜 벗겨졌는지에 대한 부분은 추가 조사 중”이라며 “물을 먹고 바닥에 가라앉은 기동복이 약한 조류에 의해 서 정비사가 발견된 지점에서 595m 떨어진 곳까지 이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7일 0시52분 인양된 독도 헬기 추락사고 피해자 서모(45) 정비사 기동복. 내부에 검은 펜으로 이름이 쓰여 있었다. [사진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7일 0시52분 인양된 독도 헬기 추락사고 피해자 서모(45) 정비사 기동복. 내부에 검은 펜으로 이름이 쓰여 있었다. [사진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청해진함에 있는 서씨의 기동복, 유족에게로 

 
해군 측은 서씨의 유품인 기동복을 빠른 시일 내에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서씨의 가족들은 현재 그의 시신이 안치된 대구 동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다른 실종자의 시신이 수습되길 기다리며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다. 이날 장례식장 빈소 한쪽에 마련된 가족대기실에서 서씨 가족은 눈물만 훔치고 있었다. 
 
현재까지 시신은 서씨를 포함해 3구만 발견됐다. 지난달 31일 독도 해상에서 발생한 손가락 절단 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추락한 헬기에는 소방대원 5명과 선원 2명이 타고 있었다. 서씨를 포함해 기장 김모(46)씨, 부기장 이모(39)씨 구조대원 박모(29·여)씨, 구급대원 배모(31)씨, 손가락 절단 환자 윤모(50)씨, 보호자 박모(46)씨 등 7명이다. 이중 서씨와 이씨, 윤씨 시신만 수습됐다.  
 
가족들은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서 새우잠을 자며 버티고 있다. 지난 5일 시신이 수습된 선원 윤씨의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이날 고향인 경남 의령군으로 떠났다. 유족은 개별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나머지 가족들은 합동 분향소 마련 등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다. 
 

실종자 가족들 “KBS, 직원 휴대폰 분석하라”

 
양승동 KBS 사장이 지난 6일 오후 독도 소방헬기 사고 실종자 가족 대기실이 있는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를 방문해 헬기 사고 직전 찍힌 KBS 영상에 대해 사과하려다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양승동 KBS 사장이 지난 6일 오후 독도 소방헬기 사고 실종자 가족 대기실이 있는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를 방문해 헬기 사고 직전 찍힌 KBS 영상에 대해 사과하려다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진행된 실종자 가족 대상 설명회에서 가족들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다던 KBS직원들의 휴대전화 영상을 분석해 달라”고 요구했다. KBS 직원이 혹시 개인적으로 영상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해양경찰청 측은 “KBS 직원 두 명 모두 휴대전화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통해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또 독도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19대 전체를 분석해 사고 당시 영상을 확보할 방침이다. 독도에 있는 19대 CCTV 중 16대는 경북경찰청, 2대는 KBS, 1대는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소유다. 이중 사고 당시 헬기가 이륙했던 헬기장을 비추는 CCTV 1대가 있지만, 헬기 이착륙만 찍히고 사고 당시 상황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 관계자는 “경북경찰청과 계속해서 CCTV 영상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수색 당국은 이날 기상 악화로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날 오전 9시 동해 중부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고, 사고 해역에는 2.5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범정부 현장수습지원단에 따르면 이날 사고 해역에는 해군 청해진함과 광양함 2척이 투입돼 있지만, 기상 악화로 원격 무인잠수정을 활용한 수중 수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군은 날씨가 좋아지는대로 수색을 재개할 방침이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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