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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 윤건영, 檢출신 박형철, 집사 이정도…대통령 곁 지켰다

중앙일보 2019.11.07 12:00
최측근, 검찰 출신, 살림살이 총괄은 그대로 놔뒀다.  
 

10일 임기 반환점 도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이할 때까지 청와대에 함께 남아 있는 주요 참모진의 면면이다. 최측근은 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고, 청와대 유일한 검찰 출신 참모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청와대 인사·재정은 이정도 총무비서관 몫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지난 2017년 5월 3실장, 12수석, 48비서관(현재 49비서관) 체제로 출범했다. 2년 반이 지나 현재까지 재직 중인 원년멤버로는 실장급에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비서관은 12명이 남아 있다. 수석급은 한 번씩은 물갈이됐다. 비율로 따지면 20.6%로 5명 중 1명꼴로 남아 있는 셈이다.  
 

 # 입이 무거워 ‘지퍼’로 불리는 윤건영

  
윤건영 정상회담 준비위 종합상황실장이 지난해 4월 20일 오후 춘추관에서 핫라인 개통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윤건영 정상회담 준비위 종합상황실장이 지난해 4월 20일 오후 춘추관에서 핫라인 개통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 등 특사단이 지난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수석특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중앙포토]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 등 특사단이 지난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수석특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중앙포토]

청와대 내부에서도 ‘원톱’이라고 꼽는 이가 바로 윤건영 실장이다. 윤 실장은 지난해 7월 청와대 조직개편 때 국정상황실이 국정기획상황실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권한이 커지고 위상이 강화됐다. 그는 소수 참모만 참석하는 문 대통령과의 티타임 고정멤버다.
 
윤 실장은 ‘지퍼’란 별명답게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문 대통령이 여러 업무를 믿고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의원 시절 보좌관과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당 대표 시절 비서실 부실장으로 함께한 세월이 이를 보여준다. 북한과 접촉할 때마다 그가 등장하는 것도 문 대통령 신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오죽하면 “판문점에 가면 윤건영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여권에서 회자했을 정도다. 2018년 3월 첫 대북특사단 방북 시 윤 실장 가방에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가 담겨있었다. 최근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보내온 조의문을 직접 판문점에서 받아온 이도 윤 실장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을 때 임명과 철회 두 가지 경우에 대비해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사람도 윤 실장이었다.   
 
윤 실장이 문 대통령과 남은 임기를 함께할지는 내년 총선을 지켜봐야 한다. 윤 실장이 나고 자란 부산이나 자택이 있는 경기 부천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본인 생각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며 “본인이 출마 여부를 가타부타 아직 결정짓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청와대 내 유일한 검찰 출신 박형철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이한 9일 청와대에서 주최한 회의가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다. 지난달 31일로 예정돼 있던 행사가 문 대통령 모친 장례 일정으로 연기된 것이지만 어쨌든 임기 후반부를 시작하는 시점에 열린 행사가 반부패정책 관련 행사라는 게 의미가 있다. 남은 임기 동안의 주요 국정과제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반부패 정책을 담당하는 참모가 바로 박형철 비서관이다.
  
박 비서관은 ‘공안통 검사’로 승승장구했지만 2013년 4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당시 수사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부팀장이 박 비서관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윗선 지휘부와 마찰을 빚어 두 사람 모두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것이다. 박 비서관이 청와대로 출근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문 대통령은 당시 대전고검 검사로 있던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했다.
  
박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로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물론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 전 장관과도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이다. 서울고-서울대 법대를 나온 박 비서관도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 등지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청와대에 남아 좀 더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일한 검찰 출신 인사여서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박 비서관과 종종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 대통령의 ‘집사’, 이정도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9월 2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 업무추진비 제도는 시스템화돼 있어 심 의원이 지적한 오류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9월 2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 업무추진비 제도는 시스템화돼 있어 심 의원이 지적한 오류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1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설연휴 내수 활성화 및 나눔행사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이름으로 발송할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이정도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1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설연휴 내수 활성화 및 나눔행사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이름으로 발송할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청와대에서 5년을 채울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나 이정도 비서관을 꼽는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가 도맡아 온 총무비서관 자리에 문 대통령은 전혀 일면식이 없는 기재부 공무원을 앉혔다. 이 비서관은 고시 출신이 아니라 7급 공채에서 시작해 국장급 자리에 오른 인물이어서 발탁 당시 화제가 됐다.
  
이 비서관은 일찌감치 빈틈없는 일 처리와 꼼꼼한 성격으로 청와대 내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문 대통령 사인이 담긴 기념 시계를 허투루 내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엔 15년 만에 청와대에 대한 감사원 기관운영 감사를 치러내기도 했다.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직전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다. 
 
‘대통령의 집사’로도 불리는 역대 총무비서관들의 수난사는 잘 알려져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친구였던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박근혜 정부에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이 수감 생활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뇌물 방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예산실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온 공무원에게 총무비서관을 맡긴 것은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청와대 인사와 재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 여성 최초 1부속비서관, 시인 출신 연설비서관 등

 
이밖에 문 대통령은 지근거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제1부속비서관에 청와대 역대 최초로 여성을 임명했다. 신지연 비서관이다. 신 비서관은 해외언론비서관에서 지난 1월 김정숙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비서관에 임명된 지 7개월만인 지난 8월 제1부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대통령 내외로부터 신뢰가 굳건하다는 평가다. 미국 변호사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말과 글을 담당하는 참모도 바꾸지 않았다. 시인 출신의 신동호 연설비서관이 주요 연설 등 문 대통령의 스피치를 담당하고, 신문기자 출신의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이 이를 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두 사람은 윤건영 실장과 함께 2017년 대선 베이스 캠프 역할을 했던 일명, ‘광흥창팀’ 출신이다.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이 있어 그렇게 불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제2부속비서관을 맡아 김정숙 여사를 가장 오랫동안 보좌한 유송화 춘추관장은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지난 1월 춘추관장으로 이동했다.
  
비서실 말고도 정책실과 국가안보실에도 원년멤버가 남아 있다.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최혁진 사회적경제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등이다. 이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인 이진석 비서관과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인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은 각각 대선 때 문 대통령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총괄 간사, 한반도안보신성장단장을 맡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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