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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 옛터' 개성 만월대서 나온 고려금속활자 복제품들 첫선

중앙일보 2019.11.07 11:31
 
개성 만월대 전경. [사진 문화재청]

개성 만월대 전경. [사진 문화재청]

개성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만월대는 400여년간 고려의 황제가 정무를 보던 궁터로 당시 고려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적지다. 지형을 살려 많은 건물을 계단식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1928년 첫 발표된 가요 ‘황성 옛터’에 묘사된 곳이기도 하다. 노래에서 ‘황성’은 한자로 ‘황폐한 성(荒城)’이지만 원래 고려 왕궁은 ‘황제의 성’(皇城)이었다. 만월대는 황성이 폐허가 된 뒤 조선시대에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는 스스로 황제국을 자처할 만큼 자부심이 컸다.  

12년간 진행된 남북 공동발굴조사 성과 공개
덕수궁서 28일까지…기와·청자 홀로그램도

 
남북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8차에 걸쳐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를 벌였다. 건물터 40여 동과 금속활자, 청자, 도자기 등 약 1만790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이 같은 성과를 돌아보는 기획전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이 8일부터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열린다. 문화재청은 고려의 개경 정도(定都) 1100주년을 맞아 만월대 조사 결과와 고려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7일 밝혔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평양 중앙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 1점과 2015년과 2016년 만월대 조사 현장에서 출토된 금속활자 5점의 복제품이 공개된다. 3차원 입체(3D) 스캔 데이터를 이용하여 실물 크기의 금속재질로 만든 것들이다. 2015년 출토 활자 1점은 2018년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에서 공개된 바 있으나 다른 5점은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 [사진 문화재청]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 [사진 문화재청]

 
전시에는 기와와 잡상(추녀마루 위에 두는 장식물), 청자 접시, 용머리 장식기와인 용두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자료도 나온다. 또 홀로그램으로 기와와 청자 44점을 감상하도록 했다.  
 
남북 공동조사로 실체가 드러난 경령전(景靈殿)은 축소 모형을 선보인다. 경령전은 고려 왕조가 태조 왕건과 직계 4대 선왕을 모시고 제례를 올린 전각이다.
 
아울러 지난해 제8차 공동조사에서 확인돼 일명 ‘황제의 길’이라고 불리는 회경전 북서편 대형계단을 찾은 과정 등 다양한 뒷이야기도 소개한다.
디지털 기술로 복원된 고려의 개성 황궁 중심건물인 정전 '회경전'(會慶殿). [사진 문화재청]

디지털 기술로 복원된 고려의 개성 황궁 중심건물인 정전 '회경전'(會慶殿). [사진 문화재청]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는 만월대 터 약 25만㎡ 중 서부건축군 3만3000㎡를 남북이 함께 발굴조사하는 사업이다. 남북 관계가 출렁이는 와중에도 대표적인 남북문화재교류협력으로 이어져 왔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8차 조사 땐 3년 만에 만월대 중심건축군 서편 축대 구간을 중심의 발굴조사가 있었다.
 
개성 송악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만월대는 470년간 지속하다 1361년 홍건적 침입으로 소실됐다. 북한 국보유적 제122호다. 2013년에는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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