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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에 윙크, 카메라 향해 웃음…전문가가 본 장대호 심리

중앙일보 2019.11.07 11:08
[JTBC]

[JTBC]

법정으로 가는 길 방송사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짓고 손을 흔든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38). 정신질환 전력도 없다는 그는 심리적으로 어떤 상태이길래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6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장대호의 상황판단력이 특이하며 정서적으로 정상 범주를 벗어나 있다고 분석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 전국진)는 5일 오전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장대호는 이날 선고 공판장에 들어갈 때 취재진에게 미소를 보이며 손을 흔들었다. 장대호는 지난달 8일 검찰이 자신에게 사형을 구형했을 때도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 않고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유족 측에 윙크를 보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재판에서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제스처를 취해야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재판 중에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굉장히 특이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에 대해 좀 더 감정을 하지 못했었는데 추가적으로 감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정신질환 전력이 없다. 이런 행동은 정신질환, 조현병과 연관된 증상은 아니지만 성격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사이코패스들은 워낙 반사회적인 사고를 많이 하다보니 어린시절부터 범죄력이 굉장히 많이 누적된다"며 "그런데 이 사람은 기껏해야 벌금형 받은 거 한 건 밖에 없고 폭력적인 전과도 없어 평가 지침상 사이코패스 점수가 높게 나올 수 없는 타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둔형 외톨이는 틀림없는데 성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성격적인 문제 안에 굉장히 비사회적인 요소가 있다"고 추정했다.
 
카메라 앞에서 유독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장대호는 양형에 대해서도 이중적인 심리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고 얘기하던 사람이 갑자기 변호인을 통해 관대하게 처분을 해달라, 자수한 것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언행이 불일치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은 아마도 사회적인 경험이 너무 없어서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자수하면 감경될 것이라는 양형인자가 있으니 변호인을 통해 자수한 부분을 얘기해달라고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양형인자라는, 일종의 룰을 이용해 내가 챙길 것은 챙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대호는 피해자를 물색하는 계획 살인이 아닌 모텔 손님을 대상으로 우발적 살인을 저질렀다. 또 사망 사건을 한 차례 일으켰기 때문에 기존의 양형상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가석방이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교수는 "변호인도 (관례로 미뤄보아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사람이 재판 과정 중에 괘씸하게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유가족들에게 아주 괴이한 태도를 보인 부분에 대해 비난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판단해 이런 판결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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