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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사건 압수수색 대상 전자부품 업체…"알려줄 내용 없다"

중앙일보 2019.11.05 18:06
5일 낮 12시 30분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통해 세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전자부품 업체 A사의 광주광역시 공장 정문으로 점심을 마친 직원들이 드나들었다. A사의 한 직원은 "유 부시장이 특혜를 대가로 A사 임원으로부터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유 부시장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했다.
 
유 부시장은 지난 2017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선임된 후 해외 출장 갈 때 기업들에 차량 제공을 요구하는 등 갑질 의혹이 제기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받았다. 특별감찰반 보고서에는 유 부시장이 A사 임원에게 정부 부처 인사를 알선해 지방세 특례를 받도록 도움을 주고 골프 접대와 차량 및 식사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은 별다른 조치 없이 마무리됐었다.
 
A사 광주공장 보안담당 직원은 내부 방문을 막았다. A사 공장 방문은 업무상으로만 가능하고 최소한 하루 전에는 알려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문 보안 사무실 앞에는 공장에 승인을 받고 방문증 대신 맡겨둔 신분증이 보관돼 있었다.

정문 너머로 1~2층 규모의 생산공장 건물과 약 30m 높이의 전망대만 볼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7년 후보 시절 A사 광주공장을 방문했었다.
 
지난달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임원은 유 부시장과 수십년 된 친구…로비 대상 아냐"

지난 4일부터 A사 광주공장 대표 전화번호로 언론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사 광주공장 관계자는 "우리 회사와 비위 의혹도 언론에서 단신 보도로나 봤을 뿐이지 유재수 부시장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여기는 생산공장일 뿐 아는 것도 대답해 줄 것도 없다"고 했다. 

 
A사 서울 본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무것도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유 부시장의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A사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고 전해진 것에 대해서도 "지금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유 부시장과 스폰서 관계, 조세 감면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는 법률과 조례에 따라 심의를 거쳐 조세감면 결정을 받았다"며 "당사 임원은 정부 부처 인사와 만나거나 청탁한 사실이 없고 유 부시장과는 수십 년 된 친구 관계로 로비의 대상이나 청탁할 사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찰 수사 속도…1주일 사이 7곳 압수수색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4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유 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관련해 일주일 새 7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4일 이틀에 걸쳐 유 부시장이 근무했던 금융위원회 외 6곳에서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유 부시장이 자신의 직무를 이용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뒤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보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A사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월 유 부시장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정부 고위관계자를 알선해 A사가 세금 특례를 받도록 도와줬고, 그 대가로 골프 접대와 그림 선물 등을 받은 '스폰서 관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외국인 투자기업인 A사는 취득세 총 120억원을 감면받았다”며 “당시 취득세 감면 유권해석을 한 행정자치부 차관은 유 부시장과 함께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부시장은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이해관계가 있는 정부기관 고위 공무원을 알선하고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며 “이는 정경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유 부시장에 대한 비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검찰의 칼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의 감찰 중단 의혹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품위손상 수준의 경미한 수준의 비위만 드러나 감찰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윗선의 지시로 중단됐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이가영·윤상언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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