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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은 잊었다' 1부 잔류+태극마크 꿈꾸는 안현범

중앙일보 2019.11.05 06:10
올 시즌 안현범은 공격과 수비를 다 잘하는 오른쪽 풀백이다. [사진 프로축궁연맹]

올 시즌 안현범은 공격과 수비를 다 잘하는 오른쪽 풀백이다. [사진 프로축궁연맹]

"저 많이 변했습니다. 3년 전이었다면 '멘붕'이 왔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경기장 안팎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또렷하게 보여요."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수비수 안현범은 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2-0승) 승리의 주역이다.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그는 인천 90분간 인천 공격진을 완벽히 틀어막으며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안현범은 4일 본지 통화에서 "인천전이 내 인생의 마지막 90분이라는 마음으로 뛰었다. 간절함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전 승리 일등공신
공수 만능 측면 수비수
신인왕 이후 성숙해져

안현범은 주변에서 운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는 8월 아산 무궁화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제주에 복귀했다. 군입대 전까지만 해도 제주는 상위권 팀이었다. 상위 스플릿(1~6위)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2년여 만에 복귀한 제주는 다른 팀이다. 제주(승점 27)는 리그 최하위인 12위로 강등 위기에 몰려있다. 11위는 경남FC(승점 29), 10위는 인천(승점 30)이다. K리그1 12위는 K리그2(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되고, 11위는 2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시즌 종료까진 2경기 남았다. 
 
안현범은 "내가 알던 제주는 3위(2016년)와 준우승(2017년)을 하던 팀"이라면서도 "그래서 더 악착같이 하게 된다. 프로 선수라면 항상 높은 곳을 보고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전은 안현범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다. 그는 거침없는 오버래핑으로 강점인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크로스와 돌파가 돋보였다. 그러면서도 본업인 수비에서 안정감을 줬다. 제주-인천전을 중계한 김재성 해설위원은 "안현범은 인천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인천이 공격하는 상황이 많지 않았지만, 스피드와 헤딩 경합으로 상대를 잘 틀어막았다. 공격에 가담 플레이는 위력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안현범은 2016년 영플레이상(신인왕) 수상자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탄탄대로를 달릴 줄만 알았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녹록치 않았다. 그는 기대 만큼 성공가도를 달리진 못했다. 안현범은 "신인 시절엔 늘 들떠있었다. 관심 받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유럽 이적도 하고 모든 게 다 잘 풀릴 줄 알았다. 그래서 군대도 일찍 갔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맘고생도 했다"고 했다. 안현범은 군복무를 하며 단단해졌다. 그는 주세종, 이명주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지내며 장점을 흡수했다. 안현범은 "예전엔 웨이트트레이닝 따로 하지 않았는데, 국가대표 선수들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보며 틈틈이 근력도 보강했다. 좋은 컨디션 유지를 위해 조금 불편해도 일찍 자고 물도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 이런 그를 향해 최근엔 K리그 및 해외 팀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안현범은 올해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제주의 1부 잔류를 돕는 것이고, 나머지는 생애 첫 태극마크 도전이다. 그는 "남은 2경기에서 말그대로 몸이 부숴져라 뛰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소속팀에서 해피엔드를 이루면, 12월 동아시안컵 출전에 욕심 내보겠다. 활발한 공격 능력과 탄탄한 수비를 무기로 벤투호의 일원이 되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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