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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쟁 연대기②커뮤니티센터에서 생긴 일

중앙일보 2019.11.04 20:20
 
여러분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데이터브루는 '아파트 관리비 검색기'에 이어 아파트 전쟁 연대기를 연재합니다. 시민단체인 아파트 선진화 운동본부의 도움을 빌려 아파트 생애주기마다 공통된 분쟁 포인트를 돌아봅니다. '입주' 단계에 이어 이번 회에서는 1~10년 차 사이의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전합니다. /데이터브루
 

이상한 커뮤니티센터

입주 때 무사했다고 마음 놓을 수 없다. 커뮤니티센터와 각종 운영권 등, 아파트 공동의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신축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는 입주 3년 만에 수사 대상이 됐다. 600여 세대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가 통째로 특정 단체에 넘어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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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면적 2122㎡ 커뮤니티센터의 소유자는 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서류상으로는 지역주택조합이 사단법인에 센터를 증여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건물을 증여하는 조합의 대표와 증여받는 사단법인의 대표가 동일 인물이다. 주인공은 이 아파트 조합장을 지낸 현직 구의원 조 모 씨다.
 

조합의 재산, 어느새 특정인의 재산

사정은 이렇다. 이 아파트는 서울시의 역세권 장기전세 주택(시프트) 계획에 선정됐다. 단지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일정 가구를 시프트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공원 부지 기부채납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 커뮤니티센터 설립 조건도 붙었다.
 
아파트와 커뮤니티센터는 완공됐다. 조합장이던 조 의원은 5000만원을 출자해 커뮤니티센터를 위탁 운영할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마을공동체 비영리법인으로 서울시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사단법인이 커뮤니티센터를 운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증여받아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단법인은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 해산 시 재산이 국고로 귀속되는 재단법인과는 다르다. 서울시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이 사단법인의 정관에는 해산 시 이사회 의결대로 재산을 처분한다고 적혀 있다. 법인 해산 뒤 커뮤니티센터를 대표와 이사들이 나눠 갖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일부 조합원들은 “입주자 모집 공고에도 커뮤니티센터를 동작구에 기부채납한다고 적혀 있다”며 “특정 단체 증여를 공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사단법인 대표인 조 의원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뉴스1]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뉴스1]

결국 검찰 수사 

주민들은 '상도 커뮤니티복합문화센터 부당증여 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이해 대책위)를 꾸려 조 의원을 고발했다. 조합의 재산인 커뮤니티센터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셀프증여'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커뮤니티센터에는 매매·증여 등을 금지하는 서울중앙지법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져 있다.

 
상도동 커뮤니티센터의 주민대책위는 “서울시는 커뮤니티센터를 지으라고 했고 동작구는 운영을 관할하는데, 정작 문제에는 시와 구가 모두 서로 모른다고 회피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커뮤니티센터에는 대부분 일반 영리 업체들이 입주해 있으며 임대료는 사단법인이 갖는다. 
 
이와 별개로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9월 조 의원을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조 의원은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폐기물 철거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용역비를 부풀려 계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드릴 말씀 없다”며 전화를 끊었고 이후 메시지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공동재산과 시설…각종 운영권 비리 

상도동 커뮤니티센터의 사례에서 보듯 아파트에는 공동자산이 있고, 거기서 발생하는 공동 수익이 있다. 신축아파트일수록 단지 내 주민 공동시설과 공간을 확보하는 추세인데, 관련된 비리도 늘어나고 있다.
 
2016년에는 경찰청의 아파트 비리 특별 단속으로 경기도 파주의 아파트에서 주민공동시설 내 피트니스 시설 운영권을 놓고 업체로부터 뒷돈 3000만원을 챙긴 동 대표가 적발되기도 했다.
 
커뮤니티시설이 없는 아파트에도 단지 내 알뜰 장터나 야시장 운영과 관련된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알뜰 장터 계약도 공동 시설 운영권 계약과 유사하게 이루어진다. 일정 기간 단지 내에서 장터를 열 수 있는 권리를 외부 업체들에 판매하는 식이다. 더 많은 금액을 아파트에 내놓는 업체가 운영권을 따 가며, 이 돈은 아파트 전체의 재산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비리가 틈탔다. 
 

입주자대표 사위가 알뜰시장 낙찰 

A씨는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4년간 입주자대표회장을 했다. 이곳은 단지 내 알뜰장 업체를 공개 입찰로 선정했다. 

그런데 A씨의 사위가 운영하는 회사가 아파트 알뜰장 입찰에 참여했다. 순위는 3순위였다. 1순위 업체는 2880만원을 적어냈는데, A씨 사위 회사의 입찰금은 2212만원이었다.
 
그런데 A씨는 입주자대표회장의 직위를 이용해 기존 상인단 등 관련자들에게 압력을 넣어 1, 2순위 업체가 낙찰받지 못하게 했다. 결국 알뜰장 운영권은 A씨 사위 회사에 돌아갔다. 아파트의 알뜰장 수입금은 2880만원에서 2212만원으로, 668만원 줄어들었다.
 
A씨는 입찰방해와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중 입찰방해 유죄 판결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9000만 원대 수의계약 했다가 적발

알뜰시장 운영권 등은 아파트 잡수입과 관련된 계약이다. 원칙은 공개 입찰이다. 다만 수입금이 300만원 미만의 소액이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런데 300만원 이상의 규모의 사업도 수의계약을 맺기 일쑤다.
 
충북 청주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1000가구 이상) 관리사무소는 2015년 한 업체와 알뜰 장터 운영권을 9000만원에 수의로 계약했다가, 2016년 청주시의 공동주택 실태조사에서 적발됐다.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계약금을 축소하기도 한다.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B씨는 아파트 야시장 개최 운영권을 업체와 600만원에 계약했다. 300만원 이상의 계약이기 때문에 공개 입찰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B씨는 200만원에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처럼 하고, 나머지 돈은 업체들에 개인적으로 받아서 써 버렸다. B씨는 횡령 혐의로 지난 7월 수원지법으로부터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시청이나 구청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사유재산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으니 입주자들끼리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주민끼리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검경 수사기관이 나서며 분쟁이 길어지는 이유다.
 
[디지털스페셜]아파트 전쟁 연대기
대한민국 아파트는 전쟁중
①새 아파트, 싸움의 기술
②커뮤니티센터에서 생긴 일
※데이터브루=김원·김현예·심서현·전서영·박온유 인턴기자 kim.won@joongang.co.kr ·개발=전기환·디자인=임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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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서현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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