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4/180418e9-31d6-4db6-b6b6-edda2d1cc8c1.jpg)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성적표로 치면 ‘총평’ 격인 경제성장률은 낙제점 수준이다. 올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4% 올랐다. 연간 성장률은 2%에 미달할 전망이다. 1960년대 이후 성장률이 2%를 밑돈 건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1.7%),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5%),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3차례다. 경기는 공교롭게도 현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정부는 대외여건 악화와 경제 체질 선진화를 근거로 들어 낙관한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선 일자리 그늘이 여실히 드러났다.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인 비정규직은 1년 새 86만7000명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비정규직이 임금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4%로 2007년 이후 최대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조사 방법이 바뀐 탓에 지난해 조사에서 정규직이었을 사람이 (올해 조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조사됐다”며 “역대 최대라고 하는 건 상당한 과장”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비정규직 증가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신뢰성에 대한 의혹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은 확 끌어올렸지만, 양극화는 심화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590원으로 지난해 16.4%, 올해 10.9% 등 2년간 29% 올랐다. 역대 최대 폭 인상이다. 올 4월부터 소득 하위 20%까지 최대 30만원을 지급하기 시작한 기초연금은 내년부터 소득 하위 40%, 2021년부터 모든 수급자를 대상으로 지급한다. 최저임금ㆍ기초연금을 대폭 인상한 건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올해 2분기 5.3배로 지난해 2분기보다 벌어졌다. 역대 ‘최악’ 수준이다. 1분위(하위 20%) 소득은 제자리걸음 했지만 5분위(상위 20%) 소득은 3.2%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역대 ‘최악’ 수준이다. 그러나 이호승 수석은 지난 8월 “5분위 배율 개선을 위한 '정책효과'는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최장’ 마이너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최장 기간 하락세다. 특히 지난 6월 이후론 5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 부진으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10대 수출국도 동반 감소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4/7bdc6a5e-d84b-4761-9cea-402e9a1a6ad1.jpg)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경제부문에서는 정부가 입맛에 맞는 통계 지표만 인용해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 효과가 (정부) 의도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며 “재정 투입에 앞서 경기 둔화 상황에서 노동 비용을 늘리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부터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513조원 규모 ‘슈퍼 예산’을 경제 위기 돌파구로 내세웠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하는 등 과감한 개혁 조치가 수반돼야 국정 후반기에 지금까지의 ‘실책’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