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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외교안보 성적 4.6점···"미·중 충돌때 중립 지켜야" 70%

중앙일보 2019.11.04 15:58
문재인 정부의 전반기 외교안보 성적표가 중간에 못 미치는 10점 만점에 4.6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교안보 잘했다 37% vs 잘못했다 42%

4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설문 조사 결과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태도를 0~10점 척도(0~4점 못함, 5점 보통, 6~10점 잘함)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42.1%가 4점 이하로 답했다. 6점 이상은 37.5%였다. 평균 점수는 4.6점이었다. 응답자 연령대별로 보면 30대(5.2점)와 40대(5.5점)를 제외한 전연령대에서 ‘못함’이 우세했다. 이와 관련 20대의 평균 점수가 4.5점으로 50대의 평균 점수와 같았다.

동아시아연구원, 1000명 설문조사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e메일을 통해 이뤄졌으며, 95% 신뢰도에 허용 오차범위는 ±3.1%p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요인을 묻자 응답자들은 군사안보보다 경제 위기를 더 위중하게 꼽았다. 주변국 간 무역ㆍ기술 마찰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본 응답자가 54.3%로, 주변국 간 군사적 갈등(48.0%)이나 불안정한 남북관계(49.8%)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복수응답) 미ㆍ중 간 무역분쟁, 일본 경제 보복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만큼 미·일 스트롱맨 정책도 위협

범위를 좁혀 주변국의 위협 중 무엇이 가장 심각한지 묻자 가장 많은 65.6%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꼽았다. 그런데 일본 아베 정부의 군사 대국화(54.6%)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48.8%)를 위협으로 보는 응답도 상당했다.
이에 대해 동아시아연구원은 “북핵이라는 단일 이슈만 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우리 국민이 훨씬 다양한 측면에서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면적 위협에 대응하는 정책이 있어야 국민의 불안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중 간 선택 안 되지만, 한다면 미국

미ㆍ중 간 갈등이 심각해질 경우 한국의 태도에 대해선 69.9%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충돌할 경우를 가정해 묻자 미국을 택해야 한다는 응답이 26.7%로 가장 많았다. 양쪽 모두에 참여해야 한다는 답과 양쪽 모두에 불참해야 한다는 답은 똑같이 23.6%씩이었다. 중국을 선택해야 한다는 답은 0.8%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또 한국이 당면한 대외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한ㆍ미 관계와 한ㆍ중 관계의 균형적 발전’(31.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연세대 교수)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지점까지 가지 않도록 정부의 선제적ㆍ예방적 외교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열 중 여섯 “지소미아 종료 지지”

문재인 정부의 주변국에 대한 외교적 대응 점수는 대일(5.0점)>대미 및 대중(4.6점 동점)>대북(4.5점)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으로 인한 반일 정서를 강하게 드러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ㆍGSOMIA) 종료 결정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60.3%로 반대(18.9%)의 세배 이상이었다. 지지하는 이유로는 79.8%가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ㆍ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65.3%가 공감,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28.6%)을 압도했다. 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묻자 북핵 공조에 대한 악영향(12.6%)이나 한ㆍ미 관계에 미칠 부정적 여파(9.5%)보다는 경제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라는 답이 41.3%로 가장 높았다.  
한ㆍ일 갈등이 역사 문제에서 촉발됐지만 결국 경제 위기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은 셈이다. “이는 곧 민족주의적 대응만으로는 해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64% “김정은 비핵화 약속 못 믿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3.7%에 불과했고, 못 믿는다는 답이 64.6%나 됐다.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주한미군의 미래에 대해선 현행 유지가 39.8%, 철수가 8.6%였다.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진전을 위해 한ㆍ미 군사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가 61.1%로 찬성(30.5%)의 두 배 가까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평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방위비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88.9%나 됐다. 한ㆍ미 동맹 유지를 위해 방위비 증액을 감수해야 하느냐고 묻자 61.2%가 ‘그렇지 않다’, 32.1%가 ‘그렇다’고 답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5일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 : 여론조사 및 후반기 정책과제’ 토론회를 열고 정책 제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지혜ㆍ이유정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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