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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박찬주 ‘삼청교육대’ 발언에 “군인연금 박탈됐으면”

중앙일보 2019.11.04 15:43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 임태훈 소장.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 임태훈 소장.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삼청교육대에 보내야 한다”며 자신을 비난한 박 전 대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불되는 군인연금, 박탈됐으면 한다”고 맞받았다.
 
임 소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얼마나 미우면 삼청교육대에 보내야 한다고 했을까”라며 박 전 대장의 이날 오전 기자회견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저도 박 대장이 밉지만 장군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고까지는 주장하지 않고 있다”며 “말년 장군 품위 유지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런 말을 듣고 나니 이런 사람은 봐주면 안 되겠구나 싶다”며 “빨리 유죄를 받으셔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급되는 군인연금이 박탈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득 박 대장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신께서 맺어주신 매우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반인권 커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고도 했다.
 
군인권센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전두환 군부 독재 시절에 운영되던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하다니 실로 충격적인 일”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2019년에도 언론에서 삼청교육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전 대장이 공관병 갑질 의혹에 대해 “공관병 편제표상 임무수행”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군인권센터는 “육군 규정에 따르면 감 따는 일을 공관병에게 시켜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2017년 당시 육군 규정에는 '부대활동과 무관한 임무부여 또는 사적인 지시 행위는 할 수 없으며, 어패류·나물 채취, 수석·과목 수집 등은 지시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들은 “4성장군이 규정도 모르고 병사들을 노예 취급한 셈이니 군 기강 문란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이 갑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군대 인권이 과잉됐다고 주장하는 박찬주를 보니, 왜 그토록 끔찍한 갑질을 아무런 죄 의식 없이 자행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찬주는 본인으로 인해 주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후배 장군들이 욕 먹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며 “자기가 한 행동들이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갑질 행태를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사람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니 황당하다”고도 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문제를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비판하고 있다. 박 전 대장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문제를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비판하고 있다. 박 전 대장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앞서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병 갑질’ 논란을 적극 부인했다. 박 전 대장은 2013∼2017년 공관병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고 텃밭 관리를 지시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공관병들에게 골프공을 줍거나 곶감을 만들게 하는 등 잡무를 시킨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가 지난 4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는 “위생·식품 관리 차원에서 집안에 함께 사는 어른으로서 (공관병을) 나무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사령관이 병사에게 지시한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가 병사를 이용해 사령관을 모함하는 것은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박 전 대장이 한국당 영입 인사로 거론되자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 성명서를 통해 “박찬주 대장은 휘하의 공관병을 노비처럼 부렸던 갑질의 대명사”라며 “공관병에게 호출용 전자 팔찌를 채우고, 모과 100개를 따다 모과청을 만들게 하고, 아들과 그 친구의 바비큐 파티를 시중들게 하고, 심지어 때리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후 박 전 대장은 임 소장을 겨냥해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에 대해 재단하고 무력화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정말 분개”한다며 군인권센터 해체를 요구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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