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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들, 더딘 수습에 "대통령 없으면 총리라도 와달라"

중앙일보 2019.11.04 15:08
소방헬기는 사고 발생 62시간여 만인 지난 3일 오후 2시 4분 처참한 모습으로 인양됐다. [제공 해양경찰청]

소방헬기는 사고 발생 62시간여 만인 지난 3일 오후 2시 4분 처참한 모습으로 인양됐다. [제공 해양경찰청]

“대통령이 없다면 이낙연 총리라도 와달라”
 

추락헬기 더딘 수습에 분통 터진 실종자 가족
"지시권 있는 사람이 일사분란하게 수습해 달라"

독도 헬기 추락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더딘 수색 상황에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4일 오후 1시 대구 강서소방서 3층 가족대기실에서는 실종자 가족을 위한 설명회가 진행됐다. 1시간 10분여 동안 진행된 설명회 중간중간 건물 복도까지 실종자 가족의 불만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 남성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중 망으로 수색했다고 하는데 헬기 동체 유실물이 왜 생긴 건가. 생겼다면 다시 어떻게 안 생기게 잘할 것인가 이런 설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들은 권한 있는 책임자가 현장을 지휘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자신을 실종자 가족이라고만 밝힌 A씨는 “이 자리에서 설명회를 하는 소방관들은 아무 힘이 없다. 현장에서 고생만 하시는 분들”이라며 “장비도 인력도 소방에서 해경(해양경찰)에 지원 요청을 하고 해경은 다시 해군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독도 인근 해역에서 추락한 헬기 피해자 가족들이 3일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후 3시 동해 중부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수중 수색을 중단했다. 함정 15척과 항공기 5대를 동원한 해상 수색은 독도 남쪽 지역을 8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독도 인근 해역에서 추락한 헬기 피해자 가족들이 3일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후 3시 동해 중부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수중 수색을 중단했다. 함정 15척과 항공기 5대를 동원한 해상 수색은 독도 남쪽 지역을 8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이어 “지금 서로 협조를 구할 시간이 없다. 누가 ‘이렇게 해라’고 할 수 있는 지시권이 있는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사고 수습에 나서주면 좋겠다”며 “대통령이 없다면 이낙연 총리라도 현장에 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른 가족은 “가능한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몇몇 실종자 가족은 소방당국이 비공개로 진행한 설명회도 지적했다. 실종자 가족 B씨는 “언론이 설명회 상황도 찍고 기사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왜 아무도 영상을 찍지 않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가족만 대상으로 하고 언론에는 비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실종자 가족 간에도 공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설명회 중간 응급 상황을 대비한 듯한 구급대원이 설명회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기자단은 “안에 가족 중 실신하신 분이 있는 거냐” 물었지만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2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수색 작업 중인 독도함에서 제병렬 해군특수전전단 참모장이 헬기 동체 인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도함(독도해상)=김정석기자

2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수색 작업 중인 독도함에서 제병렬 해군특수전전단 참모장이 헬기 동체 인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도함(독도해상)=김정석기자

 
KBS가 소방당국에 헬기 이륙 영상을 바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언론에 불신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다. 한 여성은 “자기 욕심만 채우는 기자는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다른 여성은 “영상 안 보낸 기자 여기로 불러와라. 내 얘기 제대로 보도해라”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소방 헬기가 독도 해역에서 추락한 지 5일째인 이날 수색 당국은 악화한 날씨로 오전 수중 수색을 일시 중단했다. 오전 중 수중은 수색하지 못했지만, 해상 수색 작업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날 오후 사고 지점 주변에서는 함선 14척(해경 5척, 해군 2척, 관공선 4척, 민간어선 3척)이 구역을 나눠 해상 수색을 펼쳤다. 항공 수색에는 헬기 6대가 동원됐다. 실종자가 해안으로 밀려올 것을 대비해 독도경비대와 소방대원들이 독도 인근에서 드론을 이용한 수색도 하고 있다.
 
앞서 3일 야간에는 함선 10척과 헬기 2대가 조명탄 140발을 쏘며 수색에 집중했다. 하지만 추가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는 기장 김모(46)씨와 구급대원 배모(31)씨, 구조대원 박모(29)씨, 선원 윤모(50)·박모(46)씨 등 5명이다.
 
대구·울릉=이태윤·김정석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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