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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 조현아 남편 기피신청 기각 "전관예우 입증 못해"

중앙일보 2019.11.04 11:46
초등학교 동창인 남편 박모씨와 이혼 및 자녀 양육권 소송 중인 조현아 전 부사장. 사진은 지난 7월 2일 조 전 부사장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서울중앙지법을 떠나는 모습. [뉴스1]

초등학교 동창인 남편 박모씨와 이혼 및 자녀 양육권 소송 중인 조현아 전 부사장. 사진은 지난 7월 2일 조 전 부사장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서울중앙지법을 떠나는 모습. [뉴스1]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혼 및 자녀 양육권 소송 중인 남편 박모(44)씨의 재판부 기피신청이 지난달 29일 기각됐다. 
 

남편 측 "자녀 1년 가까이 못봤다" 1일 항고

박씨 측 변호인은  지난 9월 1심 재판부가 "조 전 부사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재판을 진행해 직권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재판부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1부(이택수 부장판사)는 "이를 소명할 객관적 자료가 없거나 (박씨 측의)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며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조현아 남편 측 "결론 납득못해 1일 항고" 

재판부는 박씨 측 변호인이 1심 재판장과 조 전 부사장 변호인의 학연 및 법원 내 근무지를 언급하며 "전관예우가 우려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 의심할 객관적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박씨 측 변호인은 이날 결정에 불복해 지난 1일 항고했다.
 
조 전 부사장과 박씨 간의 이혼 소송은 지난해 4월 시작됐다. 박씨는 소송 중인 올해 2월 언론에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 영상을 공개하며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편 박모씨가 공개한 영상. [KBS]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편 박모씨가 공개한 영상. [KBS]

조 전 부사장은 이때부터 박씨와 쌍둥이 자녀간의 면접 교섭을 차단했다.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전 부사장은 박씨가 자신이 아이를 다그치는 영상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 아동 학대라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또한 법원에 자신을 자녀의 단독 친권자로 지정해달라는 사전처분 신청까지 냈다. 이번 재판부 기피 신청도 자녀의 면접교섭권과 친권을 둘러싼 재판부의 중재 제안에 대한 양측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재판부 "형사고소 취하하고 동영상 회수하라"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을 맡고 있는 1심 재판부(김익환 부장판사)는 박씨 측에 자녀 면접 교섭 재개 조건으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형사고소 취하와 언론에 공개한 동영상 회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관련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6월 조 전 부사장에게 남편 폭행 혐의와 자녀 학대혐의를 일부 적용해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가정법원[사진 다음 로드뷰]

서울가정법원[사진 다음 로드뷰]

박씨 측은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제시한 면접 교섭의 조건이 "상식과 어긋난다"고 반발한다. 부모가 자녀를 만날 당연한 권리를 위해 왜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형사 고소를 취하해야 하냐는 것이다. 
 

남편 측 "이혼 소송 뒤 집에서 여권도 못가져 나와 

박씨 측은 "올해 2월부터 자녀와의 면접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며 "이혼 소송이 시작된 뒤 집에서 겨우 몸만 나와 여권과 옷가지 등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동영상 회수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언론 인터뷰와 형사 고소는 조 전 부사장의 그릇된 행위를 고발하고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란 입장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측에선 박씨가 자녀 관련 영상을 언론에 공개한 상황에서 또 면접이 이뤄질 경우 자녀를 촬영하는 등 추가 영상 공개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6월 13일 오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6월 13일 오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씨 측이 자녀를 만나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아동학대 혐의와 관련해 추가 진술이나 증거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조 전 부사장이 면접 교섭을 차단한 이유일 것"이라 분석했다.  
 

재판부 교체 가능성 0.1%대

법조계에선 박씨가 항고를 했을지라도 재판부가 교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실제 재판부 기피신청이 인용된 사례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 제43조 제1항에 따르면 '당사자는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에는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판례상 '어려운 사정'의 경우 의심이나 주관적 추측을 넘어 이를 우려할 객관적 사정이 증명돼야 해 그 문턱이 매우 높다.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민·형사 재판을 통틀어 접수된 8353건의 기피 신청 중 실제 재판부가 바뀐 경우는 11건(0.13%)에 불과하다.  
 
서울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이현곤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올)는 "박씨 측의 요구가 인용되기 위해선 법원이 제기한대로 재판부가 공정한 재판을 하지 못할 것이란 객관적 물증과 자료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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