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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위 어딨어요?" 장례식장 입구서 주저앉은 가족

중앙일보 2019.11.04 09:37
지난 3일 오전 경북 울릉도 해군부대서 출발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희생자 시신 운구 차량이 대구 동산병원 영안실에 도착한 가운데 소방관계자들이 병원내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지난 3일 오전 경북 울릉도 해군부대서 출발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희생자 시신 운구 차량이 대구 동산병원 영안실에 도착한 가운데 소방관계자들이 병원내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내 사위 어딨습니까? 내 사위 어딨습니까? 제발요….”
 

지난 2일 수습된 시신 2구 신원 밝혀져
서모(45) 정비사와 이모(39) 부기장으로
대구 동산병원에 헬기 사고 유족들 모여
“내 착한 사위…” 입구에서 오열하기도

지난 3일 낮 12시 40분 대구시 달서구 동산병원 장례식장. 눈이 붉게 충혈되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여성이 장례식장 입구를 찾으며 비틀거리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지난달 31일 독도 해역에서 추락한 헬기에 탑승했던 정비사(검사관) 서모(45)씨의 장모다. 
 
그는 실종된 사위의 이름만 하염없이 불렀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장모는 “우리 사위가 여기 있다는 데 어디 있는지 아시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위는 말할 것도 없이 착한 사람”이라며 “내 딸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얼마나 끔찍하게 잘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서씨의 장인은 “딸과 사위 사이에 열 살짜리 애가 있는데 앞으로 어떡하느냐”며 허공만 응시했다. 
 
앞서 2일 독도 해역에서 시신 2구가 수습됐다. 울릉119구급대는 울릉도 의사 2명의 협조를 얻어 울릉도에서 먼저 수습된 시신을 검안했는데 신원 확인에는 실패했다. 시신 2구는 동산병원으로 옮겨져 DNA 검사 등 신원 확인을 거쳤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 DNA분석 결과와 해경 수사정보과 정밀지문 감식 결과 시신 2구의 신원은 이모(39) 부기장과 서 정비사”라고 발표했다.
지난 3일 오전 경북 울릉도 해군부대서 출발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희생자 시신이 대구 동산병원 영안실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일 오전 경북 울릉도 해군부대서 출발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희생자 시신이 대구 동산병원 영안실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소식을 들은 유족들은 장례식장으로 모이고 있다. 서씨의 딸은 독도에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서씨의 어머니도 이날 오후 늦게 허망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3일부터 4일 오전까지 동산병원 장례식장에 30여 명의 가족이 왔다.  
 
이 부기장의 가족들도 이곳으로 왔다. 사고 헬기 부기장으로 탑승했던 이씨는 공군 전역 뒤 닥터헬기를 조종하다 중앙119구조대원이 된 지 3년이 됐다. 헬기 조종 경력만 10년 넘는 베테랑이다. 이씨의 부모는 3년 전 간암으로 둘째 아들을 잃고 첫째 아들까지 실종됐다며 오열했다. 이씨의 외삼촌은 “누나가 아들 둘을 모두 잃게 돼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고 했다. 이씨의 이모는 “(이씨가) 일이 고될 텐데 힘들다는 말없이 늘 즐겁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나머지 실종자 가족들은 울릉도를 떠나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실종자 대기실에서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에는 소방구조대원과 환자 등 7명이 탑승해 있었다. 시신이 수습된 서씨와 이씨 외에 기장 김모(46)씨, 구급대원 배모(31)씨, 구조대원 박모(29·여)씨 등 소방대원, 그리고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 윤모(50)씨, 보호자로 나선 동료 선원 박모(46)씨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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