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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장관 “미세먼지 줄이기 위해 3월 석탄발전소 최대 27기 셧다운”

중앙일보 2019.11.04 01: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겨울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겨울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는 미세먼지 오염도가 연평균보다 15~20% 높습니다. 겨울과 봄에 평상시 미세먼지 오염을 미리 줄이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들이닥쳐도 농도를 조금 더 낮출 수 있습니다."
 

취임 1년 맞아 중앙일보와 인터뷰
"환경부에 퍼펙트스톰 부는 것 같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전력 수요가 줄어드는 3월에는 석탄발전소를 최대 27기까지 셧다운(가동 중단)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9일 임명돼 취임 1년을 맞은 그는 "환경부에는 현재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폐기물 문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옮기는 야생 멧돼지 문제,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여러 현안이 겹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엄청난 세력을 가진 태풍)'이 불어오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1~9월 미세먼지 오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악화한 것 같은데.
"기상요인 등으로 1~3월에 유례없는 고농도가 수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4~6월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풍속 감소, 대기 정체로 인해 고농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계절이 다가왔는데, 어떤 대책을 준비했나.
"지난봄 국회에서 미세먼지 관련 8개 법이 통과됐고, 그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 대기관리 권역을 지정하고 대기오염 총량제를 도입하면 사업장 미세먼지를 40%까지 잡을 수 있다. 친환경차 보급 등 핵심 배출원에 대한 상시 저감 수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환경부 중심의 미세먼지 추경이 통과됐는데, 이 사업이 완료되면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의 2%인 연간 6700톤을 줄일 수 있다. 사업장에 대한 집중 단속으로 불법 배출을 근절하겠다."
국외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중국의 미세먼지 개선 추세는 확실하지만, 한·중 협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달 23~24일 일본 기타큐슈에서 열리는 한·중·일 환경 장관 회의에서는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LTP) 공동연구 보고서'가 최초로 공개된다. 중국의 영향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가 발표되는 것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호흡 공동체'인 동북아 지역에 유럽이나 북미와 유사한 국제협약을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4대강 보 해체 법적 근거부터 마련해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설악산 케이블카에 대해 환경부가 부동의한 것은 전문가들의 판단과 의견에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임현동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설악산 케이블카에 대해 환경부가 부동의한 것은 전문가들의 판단과 의견에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임현동 기자

설악산 케이블카에 대해 환경부가 '부동의'를 발표해 양양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흑산도 공항 추진을 위해 설악산 케이블카를 희생한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건 처음 듣는 얘기다. 두 가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건 제가 100% 장담한다. 환경부로서는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에 따라, 주어진 업무의 충실한 절차에 따라 도출한 결과다. 그동안 설악산 케이블카 관련해서 여러 가지 정치적, 비정치적인 게 얽혀서 논의돼왔지만, 최소한 마지막 협의안에 대한 검토는 철저히 전문가 중심으로 진행했다. 중립지대에 있는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장관께서 환경 운동을 오래 해오셨기 때문에 환경단체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런 면도 있겠다. 국정감사 때도 분명히 얘기했다. 환경부가 국토부나 문체부같이 일할 순 없다. 환경부는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이 있고, 거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이다. 사실 환경 행정이 대개 규제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환경 가치를 어떻게 내부화할 것이냐가 문제라고 본다. 상품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환경 비용은 (해당 기업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내부 비용화해야 한다. 오염방지 시설을 설치하면 공기도 좋아지고, 지역사회 환경이 좋아지면 소비자들 건강이 좋아지고, 그만큼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것이다. 그게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다. CSR로 건강한 소비자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4대강 보의 철거 여부는 국가 물관리위원회에서 맡겠지만, 환경부 역할도 있을 것 같은데.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고 이견 없다면 당장에라도 보를 철거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 해석의 편차가 너무 심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정책이라도 조금은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만나본 어느 전문가도 보 철거 이후의 복원된 자연에 대한 그림을 갖고 있지 않았다. 보를 해체할 때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우리가 워낙 건설만 했지, 하천시설을 철거하는 것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일부에서는 ‘국토부 같으면 저렇게 안 하고 바로 철거했을 거다’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환경부가 국토부 같이 일해야 하나'고 되묻고 싶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불법 방치 폐기물 근본적으로 차단"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불법 방치 폐기물 가운데 95% 정도는 올해 안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동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불법 방치 폐기물 가운데 95% 정도는 올해 안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동 기자

올해 안에 불법 방치 폐기물을 모두 처리할 수 있나.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민간업체 입장에서 돈이 될 때 처리해주는데, 돈이 안 되면 쌓인다. 예컨대 소각 단가 매립 단가가 점프하면서 폐기물 배출자 입장에선 싼 데 맡기고, 그게 불법과 방치로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불법 방치 폐기물에는 이른바 '깨진 창문 이론'이 작용한다. 쌓여 있으면 끊임없이 더 버리려는 유혹이 생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우리가 '100% 줄인다', '처벌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목표를 높이 잡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경 예산도 확보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00% 달성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여러 현실을 고려했을 때 계약 기준으로 올해 안으로 95%는 처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근본 발생을 차단하는 법과 제도도 강구하고 있다. 처리 용량 몇십 배를 받아서 재위탁하는 걸 막기 위해 처음부터 처리 능력을 사전승인 받아서 처리하도록 하고, 부당 이득을 3배까지 환수하는 과징금 제도도 도입했다."
일본 석탄재 수입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국내 석탄 화력 발전사들은 석탄재를 매립하는데, 비용이 안 든다. 일본에서도 매립할 수 있긴 한데 비용이 엄청 비싸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에 보내 처리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이 되니까 수입한다. 이런 고리를 끊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내 발전사의 석탄재 매립에 부과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수입사와 일본 석탄발전소가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데, 계약 종료를 앞당기도록 유도해 수입이 중단되도록 하겠다."
 

"온실가스 '배출 제로' 논의 제안"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국내 온실가스 감축 성과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자세도 돌아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동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인터뷰에서 국내 온실가스 감축 성과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자세도 돌아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동 기자

내년에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하는데,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녹색성장기본법에 의해 수립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10년 됐다. 감축 목표치도 약했지만, 점검 체계도 약했다. 그래서 이행체계 강화가 우선적이다. 2014년 이후 배출량이 약간 증가했지만,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이고, 올 상반기 추계도 지난해 동기에 비해선 많이 줄었다. 우리는 계속 성장하다 보니 피크가 언제일지 몰라서 '배출전망치(BAU) 대비 몇% 감축하는 식'으로 목표를 정했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내년에 다시 국가 감축 목표(NDC)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BAU보다 절대량을 목표치로 낼 생각이다. 최근 2050 저탄소발전전략 워크숍 때 제가 우리 사회도 '넷 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 추진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23일 유엔 기후 행동정상회의에서 65개국이 '넷 제로' 계획을 발표했는데, 환경부 장관으로서 우리나라가 그걸 발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P4G에 글로벌 목표(global goal)도 있지만, 녹색성장(green growth)도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이명박 정부의 환경정책을 ‘녹색 토건 주의와 환경위기’라는 책으로도 비판한 바 있다. '제본스 패러독스'라고 하는데, 과거 정부의 녹색성장은 하면 할수록 비용이 발생하는 역설을 보인다. 대표적인 게 '에코 홈 100만호 공급' 정책이다. 기존 주택의 에너지 효율성을 도모하는 게 아니라 효율 높은 신규 주택 공급하는 정책을 폈다. 신규 주택이 효율은 높겠지만, 없던 주택 100만호가 생기면서 전체 에너지는 더 많이 쓴다. 그럼 온실가스는 더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식의 녹색성장을 해선 안 된다."
태양광·풍력 확대로 인해 자연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녹색과 녹색 가치의 충돌인데, 지금까지는 그런 고민 안 했다. 온실가스 감축이 되려면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 최소 30%는 돼야 하고, 그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환경을 더 훼손시키는 게 현실인데, 이건 다분히 과도기적 문제라고 보고 있다. 녹녹 갈등을 해소하는 게 환경부로서는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보고 있다. 이건 원칙적·이론적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에서 풀어줘야 한다. 태양광을 주로 임야에 많이 해서 녹녹 갈등이 발생했는데, 임야보다는 기존 개발지를, 도심의 주요 건물이라든가 유휴지·주차장 같은 곳에 해야 한다. 풍력도 입지 판단할 때 미세하게 쪼개서 백두대간 중에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추진 절차도 앞으로는 주민 동의를 먼저 받고, 그다음에 인허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큰 틀에서 정책 구현하고 싶어" 

지난해 11월 9일 임명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임현동 기자

지난해 11월 9일 임명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취임 1년을 앞두고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임현동 기자

지난 1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학자(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출신으로 정책 실무에서 일하면서 평소 가진 철학을 큰 틀에서 정책으로 구현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현안도 잘해야 한다고 느낀다. 디테일도 잘 알아야 하고, 이해관계 조정도 잘해야 하고. 두 가지는 같이 갈 수 있지만 상충하기도 한다. 전자는 조금 긴 호흡으로 가야 하지만, 일상적인 문제는 하루에도 몇 개씩 해결해야 하는 식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아주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하루에도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있다. 길게 내다보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정책의 이슈든, 중장기적 철학이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든, 제도를 바꾸든 이런 걸 하고 싶은데, 현재 시스템 속에서는 예상보다는 잘 안 된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김정연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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