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인력 사이 갈등 커지고
부서간 소통부족, 업무 중복
KPI 통해 역할·책임 분명히
재고 줄이면 매출 느는 효과
최씨는 마냥 커나갈 줄만 알았던 회사가 내부적으로 곪고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매출과 재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직원들과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물어왔다.
A. 신생회사는 잘 크다가 갑자기 성장통을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의류회사들이 그렇다. 유행을 잘 타면 손쉽게 대박을 터뜨리지만, 그간의 주먹구구식 경영이 먹혀들지 않으면서 불어난 몸집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 조직을 빨리 정비하지 않으면 그간의 성과가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컨설팅 전후 비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재고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같은 조직 관리의 부실 문제 때문이다. 현재 재고물량은 30억원으로 매출액의 30%를 차지한다. 보통 의류업은 20% 정도가 적정 재고 수준인데, 이보다 높아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고의 현금화가 시급하다.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의 신제품 출시도 중요하지만 출시한 지 1~2년 지난 제품에 대한 할인전략을 세워 악성재고나 불용재고가 생기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 이 회사는 여아 레깅스 위주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재킷, 티셔츠, 치마, 원피스 등 의류 외 신발과 양말, 액세서리 등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품목이 다양해질수록 재고율이 높아지는 만큼 안정적 재고관리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품목별로 구체적인 재고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시즌별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를 다시 수립해야 한다. 재고는 납기를 맞추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디자인과 트렌드에 관해 디자인 조직과 영업 조직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품평회 자리를 최소 분기당 1회는 마련하길 추천한다. 디자인 개발의 중복을 막고 영업조직이 시장에서 잘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의류업은 히트제품 1개보다는 꾸준히 팔릴 수 있는 스테디셀러 품목이 많아야 한다. 시즌별로 매출이 들쭉날쭉하면 현금흐름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 품목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 초기 가족과 친지, 지인 위주로 인력을 구성하다 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전문성도 부족하다. 또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인원이 채용돼 작은 조직 안에서 신구 인력 간 파벌이 생기고 의사소통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사장이 모든 걸 하려고 하지 말고 직책별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직원 각자의 업무에 대해 핵심성과지표(KPI)를 부여해야 한다.
이 같은 조직 정비 등 경영 전반에 걸친 개선 작업을 실행하면 최씨는 재고 규모를 30억원에서 20억원 정도로 낮출 수 있다. 재고자산이 준다는 것은 창고에 쌓인 물건이 잘 팔린다는 의미이므로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본다. 최 씨 회사는 재고 자산을 적정 수준으로 낮출 경우를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매출액은 연 12.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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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