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율주행차 안에서 영화 감상, 아직은 좀…”

중앙일보 2019.11.04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운전기능이 축소된 BMW의 자율주행 콘셉트 카 비전 i넥스트의 내부. [BMW 홈페이지 캡처]

운전기능이 축소된 BMW의 자율주행 콘셉트 카 비전 i넥스트의 내부. [BMW 홈페이지 캡처]

거실처럼 꾸며진 차 안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 모습. 운전석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지만, 자동차는 목적지로 탑승객을 안내한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미래를 그린 영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시기가 오면 차 안에서의 ‘즐길 거리’를 소비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산업이 커지게 된다.
 

인포테인먼트 발전성 크지만
기계 오작동 대한 불안감 여전

자동차·통신·IT업계가 이 산업에 주목하는 가운데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가 1일 이화여대에서 ‘자율주행차와 미디어생태계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는 인포테인먼트 산업 발전 가능성에 공감하면서도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꺼리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정환 네이버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이용자는 개인정보 유출과 기계 오작동 중, 기계 오작동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컸다”며 “나이나 인포테인먼트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 형태의 정보전달형(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서정석 SK텔레콤 ICT 기술센터 박사는 “지난해 시흥에서 100명을 대상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연계 서비스를 실험해봤는데 많은 분이 자율주행차를 두려워한다는 결과를 얻게 됐다”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주고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시라’라고 했는데도 참가자들은 운전대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산업이 유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안착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달리는 차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고속버스 차량에서 탑승객들이 안전에 대해 염려 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과 같다.
 
인포테인먼트 산업은 플랫폼 사업자의 먹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김희경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학술교수는 “네이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인포테인먼트의) 콘텐츠 허브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자동차와 IT업계는 인포테인먼트 관련해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볼보는 2015년 에릭슨과 협업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C26에 넷플릭스·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혼다는 올해 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차에서 볼 수 있는 ‘드림 드라이브’를 시연하기도 했다.
 
인포테인먼트란,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다양한 오락거리를 뜻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결합한 말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