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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뚫는다" 장담한 트럼프 장벽, 10만원짜리 전동톱에 잘렸다

중앙일보 2019.11.03 11: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불법 이민을 막겠다며 미국-멕시코 국경에 건설한 장벽에 구멍이 뚫렸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관리들과 국경순찰대원의 말을 인용해 멕시코의 밀수 조직들이 일명 '트럼프 장벽'에 최근 몇달에 걸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냈다고 보도했다.
 
장벽 절단에 사용된 전동톱은 100달러(약 11만6700원)면 구입할 수 있는 무선 전동톱으로, 특수 톱날로 교체하면 국경 장벽 건설에 사용된 철강콘크리트를 몇분만에 잘라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 장벽은 5~9m의 높은 기둥들을 줄지어 세워놓은 형태로, 전동톱을 이용해 기둥 밑부분들을 절단한 뒤 밀어내면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100억 달러(약 11조67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된 819㎞ 길이의 국경 장벽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내건 주요 공약이었다. 트럼프는 그동안 "사실상 뚫을 수 없다. 불법 이민자들이 넘어갈 수도, 아래로 지나갈 수도, 통과할 수도 없는 명품"이라며 이 장벽을 슈퍼카 '롤스로이스'에 빗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도 자신의 연설이나 정치 광고, 트윗 등에서 국경 장벽 건설을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전현직 국경순찰대원들은 밀수 조직들은 장벽을 넘기 위한 사다리를 제작하는 등 여러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수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이득을 챙기고 있는 멕시코 범죄 조직들은 미국이 건설한 새로운 국경 장벽을 무력화하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에 대한 별다른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경관세보호국(CBO) 또한 장벽 훼손 발생 건수와 발생 장소, 보수 절차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설치된 장벽. [AFP=연합뉴스]

미국-멕시코 국경에 설치된 장벽. [AFP=연합뉴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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