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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혐오시설 찬성했다" TK 지역 첫 주민소환투표 실시

중앙일보 2019.11.03 07:00
지난 9월 3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선거관리의원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남구 오천읍 주민들이 제출한 시의원 주민소환청구인 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월 3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선거관리의원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남구 오천읍 주민들이 제출한 시의원 주민소환청구인 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서 TK(대구·경북) 지역 첫 주민소환 투표가 실시된다. 오천읍에 가동 중인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은 포항시의원 2명이 대상이다.  
 

포항 오천읍의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
주민들 "유해물질 발생…가동 중단하라"
"주민 의견 무시했다"며 시의원 주민소환
주민 20%이상 서명, 오는 12월 18일 투표

포항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소속 이나겸·박정호(지역구 오천읍) 포항시의원에 대한 주민 소환 투표가 오는 12월 18일 실시될 예정이다.  
 
오천읍에서 거주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여성 500여 명으로 구성된 ‘오천 SRF반대 어머니회(이하 어머니회)’는 “두 시의원이 악취가 진동하는 SRF를 반대하는 주민 의견을 대변해주지 않았다”며 두 의원의 주민소환 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해왔다. 어머니회는 선관위로부터 주민소환청구인 대표자 등록증을 받았고, 지난 7월 29일부터 9월 27일까지 60일간 서명을 받았다. 
 
이들이 선관위에 접수한 청구인 수는 이나겸 의원 1만1223명, 박정호 의원 1만1193명이다. 선관위가 서명부를 받아 유효 투표인 수를 살펴본 결과 두 의원 모두 오천읍 지역 유권자 4만3463명의 20%인 8693명을 넘어서 주민소환투표 발의 요건을 충족했다.  
 

SRF가 뭐길래…주민들 “유해물질 발생해”

 
지난 7월 1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제철동·청림동 어미니회원들이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SRF가동중단과 폐쇄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어머니들은 호소문을 통해 2001년 호동쓰레기 매립장 2차 확장할 때 포항시가 매립장에 문화시설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쓰레기를 태워 발전하는 SRF발전소를 지었다고 항의했다. [뉴스1]

지난 7월 1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제철동·청림동 어미니회원들이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SRF가동중단과 폐쇄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어머니들은 호소문을 통해 2001년 호동쓰레기 매립장 2차 확장할 때 포항시가 매립장에 문화시설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쓰레기를 태워 발전하는 SRF발전소를 지었다고 항의했다. [뉴스1]

포항시 남구 호동에 위치한 SRF는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모아 압착한 뒤 고체로 만들어 850∼900℃로 불에 태운 후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포항시에서 15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6년 짓기 시작해 지난 2월부터 가동중이다. 하루 270t의 쓰레기를 태워 12.1㎿ 규모의 전기를 생산한다. 
 
오천읍 주민들은 SRF 가동 시 다이옥신과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SRF 시설 700m 이내에 초등학교가 있고, 반경 2㎞ 안에는 초등학교 4개가 있어 아이들이 일산화탄소 등에 노출되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어머니회는 지난 7월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는 주민과 상의 없이 지은 SRF의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하는 등 유해성 조사를 제대로 해라”며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질 때까지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또 시의원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할 계획도 밝혔다. 어머니회 측은 “주민 편에 서야 할 의원들이 오히려 시설이 안전하고 필수적이라고 말하는 데다 매주 열리는 주민들의 반대 집회에는 와 보지도 않아 주민 소환 투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시의원 2명, 의원직 상실할까

 
SRF시설. [중앙포토]

SRF시설. [중앙포토]

2007년 시행된 주민소환제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올바른 행정 처분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됐을 때 주민들이 투표로 대상자를 파면하는 제도다. 주민소환 사유는 따로 정해진 게 없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금까지 93번의 주민소환이 진행됐으나 이 중 8건만 투표까지 갔고, 실제 직을 상실한 사례는 2007년 경기 하남시의원 2명뿐이다. 이들은 광역화장장 유치에 동조했다가 주민소환 투표를 통해 시의원직을 박탈당했다. 포항은 만약 이번 투표에서 오천읍 주민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두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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