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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멧돼지 현상금’ 급등, 돼지고기 값은 폭락

중앙일보 2019.11.03 05:00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멧돼지 현상금을 올리고 있다. 
 

전남 담양군 멧돼지 1마리당 20만원
화순군·곡성군도 현상금 인상 검토
제주도는 멧돼지 폐사체당 200만원
돈육 값은 1마리당 23만원까지 내려

전남 담양군에서 최근 포획된 멧돼지들. 담양군은 포획한 멧돼지에 'ASF'라는 글자를 적은 뒤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현상금 20만원을 준다. [사진 담양군]

전남 담양군에서 최근 포획된 멧돼지들. 담양군은 포획한 멧돼지에 'ASF'라는 글자를 적은 뒤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현상금 20만원을 준다. [사진 담양군]

전남 담양군은 마리당 3만원이었던 멧돼지 포획 포상금(현상금)을 지난달 28일 20만원으로 올렸다. 마리당 23만원인 사육돼지 가격과 비슷하다. 제주도는 지난 9월 30일 멧돼지 폐사체 신고 보상금을 국가 기준 100만원의 두배인 2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야생 멧돼지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옮긴 매개체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 등 전국에서 18차례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내 15~16일 이틀간 야생 멧돼지 총 125두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내 15~16일 이틀간 야생 멧돼지 총 125두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전남 화순군도 내년에 멧돼지 현상금을 2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화순군은 지난해 3만원이던 멧돼지 현상금을 올해 초 6만원으로 올린 뒤 효과를 봤다. 올해 화순에서 지난 9월 30일까지 394마리의 멧돼지가 잡혔다. 지난해 현상금 3만원일 때 349마리의 멧돼지가 잡혔을 때보다 늘었다.
 
전남 곡성군은 멧돼지 현상금으로 10만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인상을 검토 중이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멧돼지를 통해 북한에서 넘어왔다는 언론 보도 뒤 멧돼지 기동포획단을 2명 늘려 총 22명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달 15일 전남 화순군에서 포획된 멧돼지. 화순군은 장소 인식이 가능한 사진 애플리케이션으로 포획한 멧돼지를 찍어 제출하면 현상금 6만원을 준다. [사진 화순군]

지난달 15일 전남 화순군에서 포획된 멧돼지. 화순군은 장소 인식이 가능한 사진 애플리케이션으로 포획한 멧돼지를 찍어 제출하면 현상금 6만원을 준다. [사진 화순군]

 
지자체마다 멧돼지 현상금이 달라 관내에서 멧돼지를 붙잡았다는 것을 인증할 방법을 정했다. 담양군은 멧돼지를 잡으면 사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어 약자인 'ASF'를 적는다. 화순군에서는 멧돼지를 잡으면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촬영해 군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곡성군은 멧돼지 왼쪽 귀를 하늘로 올리게 하고 사체에 날짜와 고유번호를 적은 뒤 사진을 찍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는 별개로 전남에서 멧돼지 현상금이 가장 비싼 곳은 신안군으로 올해 10월부터 1마리당 최대 40만원을 준다. 지난 9월까지는 관내 모든 섬에서 멧돼지를 잡으면 마리당 20만원의 현상금을 줬다. 
 
신안군은 육지와 비교적 가까운 섬인 비금도, 하의도, 신의도 등에서는 현상금을 30만원으로 올렸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2시간 동안 가야 하는 먼바다 섬 흑산도에서 멧돼지를 잡으면 40만원을 준다. 
신안군은 "다리로 연결되지 않아 뱃길밖에 없는 섬은 차량·장비 수송비가 더 들어 멧돼지 사냥꾼들에게 외면받았다"며 "섬에 있는 멧돼지를 소탕하기 위해 현상금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멧돼지가 자라면서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며 "먼바다 흑산도도 50마리의 멧돼지가 잡혔다"고 말했다.
 
반면 양돈농가는 돼지고기 값이 폭락해 울상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돼지고기 경매가격은 1㎏에 2812원이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전에는 1㎏에 4500원이었던 돼지고기 가격이 요즘 2700~2800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전에 돼지를 출하하면 1마리당 약 40만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23만원 정도밖에 못 받는다.
 
대한한돈협회 박문주 무안지부장은 "소비 촉진이 안 되면 값이 내려가는 것뿐만 아니라 출하일이 미뤄져 돼지가 질병에 걸려 폐사할 확률도 높아진다"며 "정부가 수매제도까지 보완해야 양돈농가의 도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담양=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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