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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에서 공제되는 채무, 제대로 인정 받으려면…

중앙일보 2019.11.02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49)

 
조 씨는 고령이신 아버지의 병세가 깊어지면서 마음의 준비와 함께 상속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다. 오래전 아버지가 집을 매입하면서 조 씨의 명의로 대출받은 것과 어머니와 공동명의로 매입하면서 어머니 명의로 대출받은 것도 상속세 계산 시 아버지의 채무로 공제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상속세 계산 시 피상속인의 채무는 상속재산 가액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피상속인인 아버지의 채무인지 아닌지가 명확해야 하는데 조 씨의 경우처럼 채무자가 아들인 조 씨로 되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아버지의 채무로 인정받아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아버지가 집을 매입하면서 조씨와 어머니 명의로 대출받은 것도 상속세 계산 시 채무로 공제받을 수 있을까. [중앙포토]

아버지가 집을 매입하면서 조씨와 어머니 명의로 대출받은 것도 상속세 계산 시 채무로 공제받을 수 있을까. [중앙포토]

 
만일 아버지가 아닌 조씨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더라도 그 대출금이 아버지의 주택 구매에 사용된 것이 확인되고 그 후 원리금 변제 내용 등을 살펴볼 때 실질적인 채무자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이를 아버지의 부채로 보아 상속세 계산 시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만일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상속세 계산 시 아버지의 부채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오히려 조씨가 아버지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추징되는 억울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추후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서류나 각종 증빙 등을 평소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상 피상속인의 채무인지를 입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공동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출을 받았는데 이를 어머니의 명의로만 대출받은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 공동명의 부동산 가액 중 절반은 아버지의 상속재산에 가산되는데 이와 관련한 대출금은 모두 어머니가 대출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보니 아버지의 채무로 공제받지 못한다면 상속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그러나 은행에서의 주채무자는 어머니 단독으로 되어 있더라도 대출 관련 서류, 대출금 사용처, 담보제공 및 이자 지급 내용 등을 보아 이는 부부 공동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대출로 인정된다면 그중 아버지의 지분율에 해당하는 채무는 상속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빙서류도 평소에 잘 갖추어 둘 필요가 있다.
 
피상속인인 아버지 소유의 부동산을 임대 중이었다면 임대보증금은 상속세 계산 시 공제받을 수 있다. 임대 기간이 종료되면 임대보증금은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일종의 채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토지의 소유자는 어머니인데, 건물의 소유자는 아버지라면 상속세 신고 시 아버지의 채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는 임대차 계약을 살펴보아야 한다. 계약을 누가 했고 어느 계좌로 입금되었는지에 따라 인정여부가 달라진다. [사진 pixabay]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에는 임대차 계약을 살펴보아야 한다. 계약을 누가 했고 어느 계좌로 입금되었는지에 따라 인정여부가 달라진다. [사진 pixabay]

 
이때는 실제로 임대차 계약 내용을 살펴 임대차 계약을 누가 했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만일 건물을 소유한 아버지가 임대차 계약을 하고 임대보증금도 아버지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아버지의 부채로 인정되어 상속세 계산 시 공제받을 수 있지만 사실상 임대보증금이 어머니 계좌로 입금되었다면 아버지의 부채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토지와 건물을 공동으로 소유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공동소유자 중 어머니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임대보증금을 모두 가져간 것이 확인된다면 아버지의 부채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임대보증금을 아버지 또는 어머니 중 누가 가져갔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때는 피상속인인 아버지의 소유 비율에 따른 임대보증금만 부채로 인정받게 된다.
 
만일 부동산을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했다면 그 지분 비율에 따라 나누게 되고, 건물과 토지 소유자가 각각 다른 경우라면 건물과 토지의 기준시가 비율로 나누게 된다. 부동산의 기준시가는 건물보다 토지의 가액이 높기 때문에 만일 어머니가 토지를, 아버지가 건물을 보유한 경우라면 아버지의 건물 가액이 토지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부채로 인정되는 임대보증금은 작아지게 된다.
 

무리하게 채무를 공제받으려다 되려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미리 피상속인 명의로 대출을 받은 후 이를 상속채무로 공제하는 방법을 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상속세 세무조사 과정에서 피상속인에게 대출금이 있다면 그 사용처를 꼼꼼히 살펴보기 때문이다. 만일 대출금이 피상속인의 계좌로 들어오지 않거나 상속인에게로 흘러간 사실이 밝혀진다면 오히려 증여세가 추징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상속 직전에 피상속인이 보유한 부동산의 임대보증금을 높여두는 방법으로 상속세 계산 시 공제되는 부채가 커지도록 해 상속세를 줄이려는 경우도 있다. 물론 피상속인의 보증금을 2억원 더 늘릴 경우 상속부채가 2억원 늘어나지만 동시에 그 보증금이 예금으로 입금되어 상속재산이 2억원만큼 늘어나므로 상속세를 줄이는 효과는 없는 셈이다.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보증금을 늘려 예금에 입금하거나 빼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때에는 국세청이 실제로 피상속인 계좌에 입금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사진 연합뉴스TV]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보증금을 늘려 예금에 입금하거나 빼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때에는 국세청이 실제로 피상속인 계좌에 입금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사진 연합뉴스TV]

 
그러다 보니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보증금으로 받은 2억원을 피상속인의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빼돌리는 무리한 방법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국세청에서는 이러한 임대보증금 인상액이 실제로 피상속인 계좌로 입금되었는지를 일일이 확인한다. 세무조사를 통해 임대보증금 인상액이 피상속인이 아닌 상속인들에게 입금되었거나 상속인들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상속세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증여세와 가산세까지 추징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상속세 신고 과정에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제출했던 피상속인의 임대차계약서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 세 부담을 크게 하는 경우도 있다. 피상속인의 임대보증금은 채무로 공제될 수 있는데 왜 세 부담이 되려 커지는 걸까? 국세청은 상속세 신고 시 제출된 피상속인의 임대차계약서를 통해 평소 피상속인이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했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만일 피상속인이 임대소득을 누락시켜 왔던 것이 드러난다면 그동안 미납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그리고 가산세가 한꺼번에 추징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임대보증금이 채무로 공제되어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보다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추징액이 더 크게 과세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숨겨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지만 않으면 숨길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국세청이 상속세 조사 과정에서 피상속인의 계좌 분석을 통해 꾸준히 월세 등이 입금된 정황을 찾게 된다면 그동안 누락된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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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3본부 대표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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