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연구진, 항결핵 물질 발견..50년 만 새 치료약 등장 기대

중앙일보 2019.11.01 00:01
국내 연구진이 50년 만에 새 결핵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신약 후보 물질의 등장으로 다양한 결핵 약제에 다른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 환자의 치료에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매일 결핵으로 5명 사망..치료약 시장은 정체
줄기세포 활용해 내성결핵 효과 물질 찾아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새 결핵약 후보군이 될 수 있는 화합물질을 찾아냈다고 1일 밝혔다.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까진 유용성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결핵 치료에 새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핵균 현미경 사진. [사진 보건복지부]

결핵균 현미경 사진. [사진 보건복지부]

김정현 보건연구관 연구팀은 모든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이 있는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활용, 마크로파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마크로파지는 면역세포의 일종으로 결핵균이나 에이즈 바이러스 등의 숙주세포로 불린다. 숙주가 되어 몸 전체를 이동하며 균을 옮긴다. 
결핵 감염 모식도. [사진 질병관리본부]

결핵 감염 모식도. [사진 질병관리본부]

결핵균이 몸으로 들어가면 마크로파지가 결핵균을 삼켜 분해시키는데 마크로파지 안에서 결핵균의 일부는 부서지지만 일부는 분열하면서 잠복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결핵균이 마크로파지 내에 잠복해 약물을 회피하는 성질에 착안, 결핵균만을 제거하는 결핵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고안했다. 
 
기존 약물과 항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합물 등 3716개의 약물 조합 패널을 만들었고 이를 하나씩 마크로파지에 투여해 다제내성 결핵균 등에 대응할 신약후보물질(10-DEBC)을 발굴해냈다. 김정현 연구관은 “3716개 중 120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미 항생제 등으로 쓰이는 것들을 골라냈고 다제내성균에 쓰일 항결핵 신약후보물질 6개를 추린 것”이라며 “6개 중에서도 낮은 농도에서 균을 죽이는 효과가 가장 좋은 게 10-DEBC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분화능줄기세포 유래 마크로파지를 활용한 결핵약물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 모식도. [사진 질병관리본부]

전분화능줄기세포 유래 마크로파지를 활용한 결핵약물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 모식도. [사진 질병관리본부]

질본에 따르면 후진국 병이라 불리는 결핵으로 우리나라에선 매일 72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5명 가량이 사망한다. 발병률과 사망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란 오명을 안고 있다. 그런데도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질본은 “다제내성균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지만 지난 50년간 겨우 3개 약물만 개발됐다”며 “그간 ‘생쥐의 암세포’나 급성 백혈병환자에서 유래된 ‘단핵세포’로 약물 개발을 시도했고, 치료약 발굴 성공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새로운 결핵 약물 스크리닝 기술을 제시하고 실제로 인체유래 세포에 효능이 있는 항결핵 물질을 발굴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질본은 평가했다.
 
10-DEBC가 치료제로 쓰이려면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김 연구관은 “현재 동물실험 정도만 끝낸 상태”라며 “국가에서 기술을 개발해 국유재산으로 특허를 등록했으니 민간에서 이를 활용한 추가 연구가 이뤄질 거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찾아낸 줄기세포 유래 인간 마크로파지 세포 대량생산기술은 국내 특허를 등록하고 해외특허(PCT) 출원까지 마쳤다.

관련기사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저널인 셀(Cell) 자매지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에 이날 게재됐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