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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원정도박' 혐의 양현석, 환치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중앙일보 2019.10.31 15:15
원정 도박 등의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과 가수 승리. [연합뉴스]

원정 도박 등의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과 가수 승리. [연합뉴스]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와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29ㆍ본명 이승현)가 수년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원정도박을 한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도박 기간과 금액 등을 토대로 이들의 도박 행위가 ‘상습’이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해외에서 현지 통화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8월부터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대표와 승리 모두 상습도박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환치기)에 대해서는 불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양 전 대표 1만 달러 이하로 들고 나가, 환치기 아냐”

경찰은 두 사람의 금융계좌와 환전 내역 및 법인회계자료를 모두 확인했음에도 환치기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간 한국인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들고 나갈 수 있는 최고 금액은 1만 달러(약 1200만원) 정도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본인이 1만 달러 이하로 현금을 들고 출국하고, 함께 출국한 지인들도 각각 자신의 돈을 환전해 카지노에서 함께 게임을 했다고 한다.
 
승리는 주로 신용대출 크레딧을 이용해 도박 자금을 확보했다. 크레딧이란 카지노나 호텔에서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고객 신용도에 따라 돈을 빌려주고 수수료 등을 합쳐 갚는 미국 카지노의 대출 절차다. 승리는 단골 호텔 카지노 한 군데만 이용했고, 여기서 크레딧을 이용해 돈을 빌리고 카지노를 떠나면서 갚고 나갔다.  
 
승리 역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만약 카지노에서 빌린 돈을 현지에서 갚지 못해 한국에 귀국한 뒤 송금했다면 법을 위반한 게 되지만, 승리의 경우 카지노 안에서 이를 모두 갚았다고 한다. 빌린 돈보다 많은 돈을 딴 경우, 크레딧 계정에 이를 적립해뒀다가 다음번에 방문해 사용할 수 있는데 승리는 종종 이렇게도 했다고 한다. ‘버닝썬’ 사건 수사 당시 경찰은 2014년 승리가 자신의 사업 파트너에게 '2억 땄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 기록을 입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승리가 위에 언급된 금액에 가까운 금액을 따기도 했다”고 전했다.

 
승리가 지인에게 자신이 이용했다고 소개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C호텔 카지노. [사진 C호텔 홈페이지]

승리가 지인에게 자신이 이용했다고 소개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C호텔 카지노. [사진 C호텔 홈페이지]

 

“상습도박…양현석은 수억원, 승리는 10억원 넘어”  

경찰은 상습도박 혐의의 공소시효가 5년인 만큼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의 도박 내역만을 대상으로 수사를 했다. 미국 측 기관을 통해 카지노 거래 자료를 확보했고, 두 사람의 출입 기록 등을 확인했다. 두 사람이 함께 도박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박 액수는 양 전 대표의 경우 수억원대, 승리는 이보다 많은 십수억 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매년 1~2차례 해외를 나갈 때 라스베이거스에 들러 도박을 했다. 5년 동안 이들이 벌인 도박 횟수는 각각 10차례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한 양 전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 자금으로 이용했을 가능성(횡령)도 염두에 두고 수사했지만 관련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YG 미국 법인의 회계와 자료 및 계좌를 모두 확인했고 재무담당자도 조사했지만 특별히 그런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정: 2019년 10월 31일 
이날 오전 경찰 브리핑에서의 '동행자 중 도박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그들을 통해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내용에 따라 애초 기사에는 양현석 전 대표가 환치기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경찰에서 ‘양 전 대표가 지인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라 양 전 대표와 지인이 각각 환전해 돈을 가지고 나가서 현지에서 각자 도박을 했다’고 알려와 양 전 대표의 환치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를 수정했습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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