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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베이징 회군'했던 北모란봉악단 12월 내내 中순회공연

중앙일보 2019.10.31 11:34
북한의 모란봉 악단이 오는 12월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순회공연에 나선다고 중국의 공연기획사 징쓰웨이(輕思緯) 문화창의유한공사가 31일 밝혔다. 중국 국제문화전파센터와 공동으로 공연을 기획한 징쓰웨이에 따르면 모란봉 악단은 12월 한 달 동안 베이징(北京) 중국 11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할 계획이다. 북한 예술단의 중국 공연은 지난 1월 280명으로 구성된 조선(북한) 우호예술단의 중국 공연 이후 11개월 만으로, 이번 공연은 처음으로 입장권을 판매하는 유료 공연으로 진행된다고 징쓰웨이문화창의유한공사측이 밝혔다. 이번 공연은 국가급 공연 활동으로 국가지도자 및 각 성과 시 정부의 지도자가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단 규모는 80명이며 관중은 1만 명 이상이 관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중 수교 70년 맞아 베이징 등 중국 11개 도시서 유료 공연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모란봉 악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음악가 양성소인 금성학원 출신 위주로 꾸려진 여성 전자악단으로 2012년 만들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단의 이름을 직접 지어줄 만큼 관심을 보이며 창단 직후 김 위원장이 시범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벤츠 버스를 타고 지방 순회공연을 펼쳤고, 당 대회나 열병식 참석자들을 위한 공연 등 주요 행사 때마다 대규모 공연을 진행했다.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장이 초대 단장을 맡았고, 지난해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맡은 현송월이 여전히 단장을 맡고 있는지 이번 공연에 그가 동행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특히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은 2015년 이후 4년 만인데, 당시 현송월이 이끌었던 모란봉 악단은 무대 배경화면에 등장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장면을 중국 측이 문제 삼자 공연 직전 짐을 싸서 귀국하는 ‘베이징 회군’을 하며 실제 공연은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예정대로 공연이 이뤄지면 모란봉 악단의 첫 중국 공연이 되는 셈이다. 공연단은 12월 2일 중국 국제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3일 베이징, 5일 상하이, 7일 우한, 9일 충칭, 11일 청두, 14일 광저우, 16일 선전, 18일 산터우, 19일 주하이 특별공연, 20일 주하이, 22일 뤄디(婁底), 25일 창사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후 베이징을 거쳐 27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의 공연 일정 [사진 신화사]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의 공연 일정 [사진 신화사]

 
모란봉 악단의 이번 중국 공연은 북ㆍ중 수교 70주년(10월 6일)을 기해 예술단 교류 차원에서 추진됐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양 예술단의 한국 공연을 하지 않고,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또 지난 5일 스웨덴에서 열린 북ㆍ미 실무협상 이후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에서 문화 교류는 외교 분야 못지 않게 협력을 상징하곤 한다”며 “이번 공연이 유로로 진행되는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모란봉 악단이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차원도 있겠지만, 북한과 중국의 친밀도를 높이고, 이를 과시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의 주요 간부들이 이번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공연 이상의 양국 우호 관계 정립이라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12월 중국 순회공연이 예정된 북한 모란봉 악단 [사진 신화사]

그래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24일 정세토론회에서 “북한은 생존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며 “수차례의 정상회담 개최로 획득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외교 치적과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과시할 필요성이 있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기동 전략연 부원장은 “지난 6일 북·중 수교 70주년 행사가 예상보다 조용히 진행됐는데,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염두에 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국, 러시아와 손을 잡는 방식의 '새로운 길'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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