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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원에 2500만원 금품···황천모, 상주시장직 상실 확정

중앙일보 2019.10.31 11:13
황천모 경북 상주시장이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법 상주지원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황천모 경북 상주시장이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법 상주지원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황천모(62) 경북 상주시장이 시장직을 잃었다. 31일 대법원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확정하면서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5번째 단체장직 상실이다. 
 

대법원, 31일 상고심서 징역형 원심 유지
지방선거 후 선거운동원에 금품 건넨 혐의

대법원 제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 시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이로써 경북 상주시는 내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시장을 선출해야 한다.
 
앞서 황 시장은 지난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1심 선고를 받았다. 8월 항소심에선 법원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에 원심이 유지됐었다.
 
황 시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후 건설업자를 통해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관계자 3명에게 모두 2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황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직후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선거운동원 A씨(41) 등이 상대 후보 측에 매수돼 불법 선거운동에 관한 내용을 언론이나 수사기관에 폭로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금품을 건네기로 마음먹었다.
 
황 시장은 지난해 6월 21일 자유한국당 한 당직자로부터 자금을 대줄 건설업자 B씨(59)를 소개받고, 다음날 B씨와 만나 “선거캠프 사무장을 맡았던 C씨(59)에게 1200만원을 주고 상황실장을 맡은 D씨(49)에게 800만원, A씨에게 500만원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뉴스1]

[뉴스1]

 
부탁을 받은 B씨는 같은 날 오후 2500만원을 준비해 A씨에게 “시장님이 고생했다고 전해주라고 하더라”고 말하면서 500만원을 건네고, D씨에게도 같은 말을 하며 800만원을 잇달아 전달했다. 같은 날 C씨에게도 1200만원을 건네줬다. 그러면서 “이 중 200만원은 회계를 보다가 그만둔 여직원에게 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황 시장 등 피고인들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재판 과정에서 “관련된 대화 내용이 녹음된 휴대전화는 사건과 관계없는 사람의 휴대전화이기 때문에 녹음 파일은 증거 능력이 없다”라거나 “금품 전달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선거운동과 관련해 돈을 지급한 것이 아니다” 등 주장을 했다.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선거 이후 금품수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범행이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범행을 선처한다면 앞으로도 선거 이후 금품을 제공할 것을 암묵적으로 약속하고 비공식 선거운동원을 무보수 자원봉사자라는 명목 아래 선거운동에 동원해 선거를 치른 뒤 선거운동 보수를 지급하는 식의 불법 선거운동이 횡행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황 시장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을 지냈다. 그는 한국당 공천을 받아 지난 지방선거에서 처음 당선됐다.
 
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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