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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첫 학기, 소규모 강의 줄고 전임교원 강의는 늘어

중앙일보 2019.10.31 11:08
전임교원 강의 및 20명 이하 강좌 비율.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전임교원 강의 및 20명 이하 강좌 비율.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대학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개정 고등교육법(강사법)이 시행된 첫 학기에 소규모 강좌가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강사 등 비전임교원이 맡은 강의는 줄고 교수 등 전임교원이 맡는 강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교협 10월 대학 정보공시 분석

31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공개한 10월 대학 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2학기 4년제 대학의 수강생 20명 이하인 소규모 강좌는 11만5614개 집계됐다. 지난해 2학기 12만1758개보다 6144개 줄었다.
 
전체 대학 강좌 중 소규모 강좌 비율(39.9%)은 지난해 2학기(41.2%)에 비해 1.3%포인트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국공립대(1.1%p↓)보다 사립대(1.3%p↓), 지역 대학(1.0%p↓)보다 수도권 소재 대학(1.8%p↓)에서 컸다.
 
강사·객원교수·대우교수 등 비전임교원이 맡은 학점도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2학기 비전임교원의 담당 학점(22만5762학점)은 지난해 2학기(24만7255학점)보다 2만1493학점 줄었다.  
 
반면 전임교원의 강의 부담은 올 2학기(47만5419학점)가 지난해 2학기(46만4735학점)보다 1만684학점 늘었다. 대학의 강사 감축으로 비전임교원의 강좌는 줄어들고, 이를 채우기 위해 교수 등 기존 전임교원의 강의를 늘렸음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전임교원 강의 및 20명 이하 강좌 비율.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전임교원 강의 및 20명 이하 강좌 비율.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대학가에선 강사법 시행 전후 나왔던 "대학들이 강사를 줄여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의 보직 교수는 "대학들의 빠듯한 재정 여건 상 강사들을 기존처럼 채용하긴 힘들었던 상황"이라며 "대학 마다 차이는 있지만 종전에 강사에게 배정했던 강의를 교수들로 돌리고, 강좌를 합치는 식으로 대응한 곳이 많다"고 전했다.
 
김용섭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62)은 “소형 강의가 줄어들고 대형 강의가 늘어난 것은 대학이 강사를 해고했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대학이 해오던 구조조정이 강사법으로 정점을 찍었다”며 “강사문제 뿐 아니라 대학교육 전반에 대한 종합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조 수석부지부장도 “대학이 강사를 해고한 결과 대형 강의가 늘어나는 등 교육의 질 저하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소규모 강좌 비율 하락은 대학이 학생정원 감소에 비례해 총 강좌 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변동으로 보이며, 전임교원 1인당 담당 학점은 최근 5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사법 시행 여파로 강사가 대폭 감축되거나 전임교원 강의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기본역량진단 등 각종 재정 지원사업에서 '총 강좌 수', '강의 규모 적절성' 지표를 반영하고 '전임교원 확보율' 배점을 올려 강사 고용 규모가 축소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인성 기자, 박지영 인턴기자(고려대 한국사)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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