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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법무상 부인 의혹에···아베는 주간지 뜨자마자 갈아치웠다

중앙일보 2019.10.31 10:57
지난 9월 11일 새롭게 발족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각료들 중 두번째 낙마자가 31일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발언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부인의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와이 가쓰유키 일본 법무상은 이날 오전 아베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발언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부인의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와이 가쓰유키 일본 법무상은 이날 오전 아베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교도=연합뉴스]

 

주간지에 부인 관련 기사 뜬 가와이 법무상
다음날 새벽 총리관저 찾아 아베에 사표
"사실 아니지만,법무행정 신뢰저하 우려"
정권타격 우려한 아베의 위기시스템 가동
엿새 만에 각료 2명 사퇴,야 "내각 총사퇴"

참의원 의원인 부인(가와이 안리)이 지난 7월 선거때 운동원에게 공직선거법 상한액을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는 의혹과 함께, 본인에 대해서도 유권자 선물 공여 의혹이 제기된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법무상이다.
 
지난 25일 지역구민들에 대한 선물 공여와 대리인에 의한 부조 제공 의혹으로 경질된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전 경제산업상에 이어 1주일새 두 명이 낙마한 것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아베 총리의 발빠른 대응이다.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31일 정식 발매에 앞서 전날인 30일 전자판에 가와이 법상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가와이 법상은 오전 8시가 되기전에도 총리 관저를 찾아 아베 총리에게 사직서를 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번 건은 나와 아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하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관련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법무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분1초도 법무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돼선 안되기 때문에 아내와 상의한 끝에 사임을 결단했다”고 했다.
 
가와이 가쓰유키 일본 법무상이 3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가와이 법상이 개각으로 입각한 첫날인 지난 1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오른쪽)과 그의 부인 가와이 안리 의원이 지난 7월 22일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후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인사하는 모습(왼쪽). [교도=연합뉴스]

가와이 가쓰유키 일본 법무상이 3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가와이 법상이 개각으로 입각한 첫날인 지난 1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오른쪽)과 그의 부인 가와이 안리 의원이 지난 7월 22일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후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인사하는 모습(왼쪽). [교도=연합뉴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지만 법무행정에의 신뢰 차원에서 사임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광석화와 같은 사퇴엔 아베 총리의 의향이 작용했음을 부인키 어렵다.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아베 정권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위기 관리 시스템’을 작동시켰다는 뜻이다. 
 
가와이의 사임과 동시에 모리 마사코(森まさこ) 전 저출산담당상이 후임으로 발표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의혹을 보도한 주간지가 정식 발매 되기도 전에 아베 내각은 물밑에서 정리 작업을 끝낸 셈이다.   
 
가와이 법무상과 부인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슈칸분슌. 서승욱 특파원

가와이 법무상과 부인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슈칸분슌. 서승욱 특파원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국가의 법질서를 소관하는 사람으로서 공정성에 대한 우려는 결코 피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와이 법무상이 사임의 뜻을 밝혔고, 나도 그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상을 임명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에게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엿새 전 사임한 스가와라 전 경제산업상까지 거론하며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 총리로서 더 한층 마음을 다잡고 행정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이례적으로 몸을 잔뜩 낮춘 모양새였다.  
 
1년으로 단명했던 제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 때도 각종 실언과 스캔들에 의한 각료들의 낙마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따라서 아베 총리의 발빠른 대응엔 “1차 아베 내각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낙마한 두 사람 외에도 각료들의 실언이 최근 연거푸 터져 나오고 있어 ‘측근 중심 내각’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비판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벌써 "내각 총 사퇴"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만약 여기서 한 두 명 더 낙마하는 사례가 추가로 발생한다면 아베 내각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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