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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한번도 안 탔다는 문무일…'불법결론' 예견했나

중앙일보 2019.10.31 05:00
문무일 전 검찰총장[연합뉴스]

문무일 전 검찰총장[연합뉴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타다를 탄 적이 없다”  
  
문 전 총장은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단 한 번도 타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수사에서 '불법'이라는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큰 만큼, 검찰의 총수로서 타다를 탈 수 없다는 취지였다는 게 한 지인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검찰 지휘부 사이에서는 '타다=불법 콜택시’란 결론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불법 유사 택시를 운영한 혐의로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경영진을 지난 28일 기소했다. 지난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임직원들이 유사택시영업 혐의 등으로 타다를 고발한지 8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기사가 운전하는 렌트카' 타다 

  
[타다 홈페이지 캡처]

[타다 홈페이지 캡처]

 
타다는 ‘기사가 운전하는 렌터카’라는 사업 모델로 출발했다. 고객은 택시처럼 이용하지만 사실은 직접 렌터카를 빌리는 방식이다. 운수사업법 시행령에는 렌터카의 경우 '승차 정원이 11~15인승 이하인 승합차는 운전자를 알선(소개)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타다는 이 예외 조항을 근거로 차량을 부른 이용자에게 11인승 카니발 차량을 빌려주는 동시에 운전기사도 함께 보내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승차 거부·불친절 등 기존 택시 이용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하게 긁어주다 보니 1년 만에 이용자가 125만명으로 늘어났다. 타다 기사도 9000명에 달한다.
 

운수사업법 "렌터카업자 돈 받고, 고객 소개 NO"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시행령 보다 상위법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 2항에는 “자동차대여사업자(렌터카 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혀 있다. 
 
3항에서는 “자동차대여사업자는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사업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밝혔다. 렌터카를 빌린 사람에게 '돈'을 받고 기사를 '소개'해줘서는 안된다는 것이 상위법에 명시되어 있는 셈이다. 이에 타다는 드라이버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에이전시를 통해 관리해 왔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 집회를 갖고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 집회를 갖고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렌터카에 탑승한 이가 사고가 벌어졌을 때에 대한 보상 여부도 검찰의 판단을 갈랐다. 통상 렌터카 사고의 보장 한도는 극히 적다. 1급 후유 장애가 발생하는 정도의 대형 사고에도 1500만원 정도를 보장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타다는 업체가 보험사와 별도 계약을 맺어 대인배상은 한도 무한, 대물배상은 3억원 한도로 보상하고 있다. 이용자가 사실상 '택시'라고 느끼는 것은 물론, 여러 계약 형태를 따져봐도 택시와 비슷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인 셈이다.
 

법조계 "전통 대(對) 혁신의 문제"

 
어마어마하게 불어난 새로운 사업의 사활이 법정에서 판가름 나게 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잇따른다. 2차 산업혁명 시기에 만들어진 법을 4차 산업 혁명 시기의 새로운 산업에 적용하는 건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이)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타다’가 나왔을 때 그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가 있었고 혁신적 성격이 있어서 높게 평가받았다”며 “저희는 그 혁신성을 어떻게 제도화하고 극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연합뉴스]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엔로 변호사는 “금지되지 않으면 허용된 것이라는 건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원칙”이라며 “해당 조항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차를 빌리는 것은 불법이라는 조항이 적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택시처럼 타면 금지’라는 게 법에 명문화되어있진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형로펌 변호사는 “사실 검찰로선 충분히 기소할 수 있다"고 전제하며 "'전통 대(對) 혁신'이라는 철학의 문제가 법원의 손에 달려있다”고 평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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