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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병원, "친인척 채용비리 사과·재발 방지"…경찰은 압수수색

중앙일보 2019.10.31 05:00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30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본원 행정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전남대병원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30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본원 행정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전남대병원이 아들과 조카 등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자체 수습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채용 관련 증거물들을 확보했다.

병원, 공식사과…3가지 혁신안도
경찰, 채용비리 의혹 증거물 확보
하드디스크 파손 증거인멸도 포함

 
전대병원 이삼용 병원장은 30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전대병원은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2013년과 지난해에 각각 사무국장 A씨의 조카와 아들이 채용될 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총무과장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직속 상관인 A씨의 아들을 합격시켰고, 올해 A씨가 총무과장 아들을 1등으로 합격시켰다는 '품앗이 채용' 의혹도 일었다.
 
이 병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재발 방지를 골자로 한 3가지 혁신안도 제시했다. 우선 전대병원은 외부감사를 포함한 강도 높은 자체감사를 18일 동안 진행한다. 감사 후로는 외부인사가 포함된 혁신위원회를 열어 채용비리·인사청탁·기자재 납품·승진 인사 줄서기 등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아울러 병원 측은 광주지검에 채용비리 의혹을 고발한 전대병원 노동조합과도 협력해 나갈 뜻을 밝혔다.
 
지난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국회 교육위원회 호남·제주권 국공립대학·병원 국정감사에서 전남대병원 이삼용 병원장이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국회 교육위원회 호남·제주권 국공립대학·병원 국정감사에서 전남대병원 이삼용 병원장이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날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이날 전대병원 본원과 화순전대병원, 빛고을 전대병원, 채용비리 의혹의 핵심인 A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이 이날 확보한 증거물은 전대병원 채용 관련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채용 관련 서류 등이다.
 
전 사무국장 A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채용 비리 관련 자료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핵심 증거지만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A씨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15일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지 3일 만인 18일 교체를 요청했다. 
 
데이터 삭제와 복구가 불가능하게 자기장으로 파손하는 '디가우징' 작업도 이뤄졌다. 지난 18일 디가우징 작업이 포함된 교체요청은 A씨의 하드디스크 1건만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대 병원 채용비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대 병원 채용비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전대병원이 사무국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무단 교체를 방치했다"며 "지금 이 시각에도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고 수사기관에 경고했었다. 전대병원 노조도 지난 21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A씨 하드디스크'를 지목해 증거인멸을 못 하도록 압수 수색 등을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었다.
 
경찰은 전대병원이 A씨 하드디스크를 파손해 증거인멸을 한 혐의까지 포함해 채용비리 의혹을 살펴볼 계획이다. A씨 하드디스크는 디가우징 작업 오류로 현재 복원 가능한 상태이며,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거쳐 복원한다. 경찰은 전대병원 관계자 15명도 입건했지만,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다. 피의자 소환 조사는 증거물 분석이 끝나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23일 오전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대병원 채용 비리와 관련해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시민사회단체가 지난 23일 오전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대병원 채용 비리와 관련해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전대병원은 현재 진행 중인 사법기관의 수사와 교육부의 감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병원장은 "혁신안을 충실히 수행해 병원의 실추된 이미지와 지역민의 상실감을 최대한 빨리 회복시키는 데 힘쓰겠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섣불리 언급할 수 없지만 숱한 채찍과 분노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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