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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까지 영장 가능할까…청와대 민정수석 업무 범위와 뇌물죄 성립여부가 관건

중앙일보 2019.10.31 05:00
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이후 3차례 소환한 검찰은 남편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조사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면할 것으로 예상했던 반부패정책협의회(당초 31일 예정) 회의도 취소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조 전 장관이 소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구속 뒤 세 번째 조사가 이뤄진 지난 29일 정 교수를 상대로 사모펀드 혐의를 집중해 물었다. 지난 27일에는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도 소환해 증거인멸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다만 “정 교수와 김 차장의 대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정 교수에 이어 조 전 장관 소환 조사를 마치면 고위 공직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 가능하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시절에 주목한다. 3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1000만원 이상 뇌물만 받아도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경우가 있다.  
 
 검찰이 뇌물 혐의를 인증하려면 ①업무 관련성과 ②사적 이익을 가진 증거를 찾아야 한다. 업무 관련성과 관련해 수도권의 한 검사장급 검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은 금융감독원도 관할하고 있으면서 작전세력도 단속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 없는 다른 차장급 검사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공직기강과 반부패 업무를 맡는다. 대통령만큼 직무 범위가 넓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적 이익과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이 정점을 찍기 직전인 2018년 1월 청와대 인근 ATM에서 5000만원을 송금한 사례가 결정적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정 교수는 WFM 주식 12만주를 당시 차명으로 구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 검사장급 검사는 “배우자가 작전 세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데 모를 리 있나”며 조 전 장관도 사적 이익을 취한 공동 정범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수사 주체가 국정농단과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을 지휘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데서 뇌물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수부 출신 검사는 “윤 총장은 돈의 흐름을 뇌물로 연결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며 “국정 농단 사건 때 삼성이 전달한 말과 재단에 낸 돈을 승계와 연결지어 뇌물로 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고위 공직자가 얽힌 사건에서 돈 흐름은 거의 뇌물로 보는 게 평소 윤 총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통은 부부가 공범인 경우 한 사람이 구속되면 다른 사람은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검찰 수사의 관례였다. 그래서 조 전 장관에 대한 혐의점이 뚜렷해 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정 교수는 보석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 둘이 따로 떨어져 있으면 증거 인멸 가능성이 낮아지고, 미성년자 자녀가 있다면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뇌물 액수가 크더라도 부부 모두를 구속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을 향해 그대로 진행된다면 정 교수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뇌물 혐의는 확실히 증거가 입증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대검찰청 간부급 검사는 “통상적으로 뇌물 혐의는 법리적으로 다툼 여지가 많다”며 “조 전 장관에 대한 뇌물 혐의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않고 다른 혐의만으로 구속영장 청구 없이 불구속기소 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조 전 장관에 대한 직접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수사팀조차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연합뉴스]

 검찰 외부에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 청구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 교수가 검찰 조사 때 물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조 전 장관의 주가 조작 관여 정도를 검찰이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사모펀드를 몰랐다, 투자에 관여 안 했다’고 수차례 공개적으로 말했는데 전부 거짓말 같지 않다”며 “그래도 공부를 많이 한 교수인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번 사건을 직접 맡았던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도 “지금까지 나온 핵심 증거는 정 교수가 WFM 주식을 장외매수했다는 건데, 장외매수는 원래 싸게 구입한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면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 방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검찰이 입시 비리 카드를 다시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지난 23일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전 장관이 관련된 혐의는 최소화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자녀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를 발급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혐의는 정 교수 영장심사에서 나오지 않았다. 수사 초기에 참여했던 변호사는 “교육 문제는 민심이 검찰 수사를 응원하게 하는 데 있어 검찰의 좋은 카드”라며 “연세대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 인멸 정황이 나왔는데 이런 부분도 추가 강제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도 중대한 관심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다음날 사의를 표명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영장 청구 때 그만두려 했다”고 밝혔던 사례를 들어 사퇴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장관과 갈등이 생겨 사임하는 총장이 있어도 사건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는 없었다”며 “사퇴설은 여당이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상‧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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