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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버그 잡아야 하는데…코딩 인력은 부족한 삼성전자

중앙일보 2019.10.31 05:00
안드로이드10 베타 업데이트 중단을 알리는 삼성전자의 공지사항.

안드로이드10 베타 업데이트 중단을 알리는 삼성전자의 공지사항.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S10와 갤럭시노트10에 배포 중인 구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10’ 베타에서 오류(버그)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통상 베타 서비스는 정식 버전을 발매하기 전에 최적화를 목적으로 각종 버그를 미리 점검해보자는 차원에서 진행한다. 최근 버그 문제가 불거지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안팎에선 코딩 역량을 갖춘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현장에서]

안드로이드 베타 업데이트 하자 S10에 오류  

30일 클리앙을 비롯한 IT 커뮤니티에선 지문인식 오류 패치를 받았는데도 OS 업데이트 이후 지문인식 오류가 재차 발생하거나, 자급제로 산 S10에서 KT 유심을 썼을 때 전화를 못 받는 일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베타 버전 이전으로 되돌리는 ‘롤백’도 안되면서 이용자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지난 29일 안드로이드10 베타 업데이트를 일시 중단하고 핫픽스(긴급 수정사항이 포함된 펌웨어)를 같은 날 오후부터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안드로이드 OS의 최신버전 '안드로이드 10' 베타테스터를 1000명가량 공개모집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안드로이드 OS의 최신버전 '안드로이드 10' 베타테스터를 1000명가량 공개모집했다.

삼성전자는 “베타 테스트 과정에선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발생한 오류는 추후 개선 버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에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속 개발자 상당수는 휴일을 자진 반납하면서 ▶구글 안드로이드10 베타 버전을 올리고 ▶여기에 맞는 삼성의 ‘원 UI’(삼성의 UX 브랜드) 2.0을 배포하고 ▶돌출 이슈로 등장한 지문인식 오류에 따른 패치를 개발하는 삼중고를 겪었다. 
 
현재 삼성전자의 국내 개발자 수는 약 4만8000명(지난해 말 기준)이지만, 이 중엔 반도체 엔지니어도 상당수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코딩이 가능한 인력은 훨씬 적다.
 

개발자 1만5000명이나, 실제 코딩 짤 수 있는 사람 적어 

인력 리소스가 부족한 가운데 많은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니 소프트웨어(SW)가 불안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우면동 R&D 센터, 수원 본사 등에 있는 무선사업부 소속 개발자는 1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인공지능(AI) ‘빅스비’를 비롯해 개발자에게 주어진 과업이 기본적으로 많다고 한다. 한 삼성전자 소속 개발자는 “빅스비에만 3000명 이상이 전담되니 나머지가 일을 떠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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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장년층 관리직이 ‘워터폴’ 방식 사고에 익숙하다 보니 버그 보완이 ‘애자일’(기민한) 하게 즉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빈번하게 나온다. 워터폴 방식이란 폭포수처럼 위에서 아래로 상명하달식으로 처리하는 전통적 개발 구조다. 처음부터 완전무결한 제품을 내놔야 하므로 수많은 결재를 거쳐야만 한다. 
 

‘버그→개선, 버그→개선’ 애자일 몸에 안 익어 

최근 삼성전자에선 개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ODM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개별 제품에 설치된 안드로이드 OS마다 최적화시키는 ‘커스터마이징’ 작업은 무선사업부 개발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중국 외주 업체에 ODM을 맡기면 삼성 무선사업부는 마지막 검수만 맡기 때문에 개발자의 수고가 줄어든다. 
 
삼성과 달리 구글에선 매일 7500만 개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매달 50% 이상의 코드가 개선·변경된다. 애자일 방식에 따라 개발자는 버그를 발견하는 즉시 수정할 수 있다. 상부 보고는 필요 없다. 버그를 개선했다는 정도만 가볍게 주석을 달면 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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