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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26)

중앙일보 2019.10.31 00:14 종합 27면 지면보기
공공연한 고양이

공공연한 고양이

고양이를 사랑하면 할수록, 윤주는 어쩐지 인간에게서 더 거리감을 느끼게 됐다. 인간은 그런 동물이다. 아니, 그럴 수 있는 동물이다. 배신할 수 있는 동물. 자신의 배신이 온전히 약한 생명에게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 있는 동물.
 
최은영 외 『공공연한 고양이』
 
 
사람보다 동물이 낫다. 자식보다 강아지, 고양이를 택한다. 그런데 하필 고양이다. 이미 인터넷 세상은 고양이 차지다. 구글,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 1위가 고양이고, 인터넷 트래픽의 15%를 고양이가 차지했다(2015년 ‘인터넷 고양이 이론’ 컨퍼런스). 고양이를 사랑한 마크 트웨인은 “만약 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개는 서투르게 무슨 말이든 할 것이다. 고양이는 우아하게 말을 아낄 것이다”라고 했다. 고양이 덕에 잊고 있던 초고를 발견해 『빨간머리 앤』을 펴낸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동물 중의 동물은 고양이”라고 썼다.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10편의 짧은 소설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위 문장은 “네 마리 고양이를 만난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는 최은영의 ‘임보일기’에 나온다. 이나경의 ‘너를 부른다’, 김멜라의 ‘유메노유메’는 딱 고양이 같은 깜찍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양성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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