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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국민연금도 인구 쇼크…가입자 반년 새 19만명 줄었다

중앙일보 2019.10.31 00:07 종합 3면 지면보기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와 출산율 감소, 경제 상황 악화 등이 국민연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가입자 감소는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권고한다.
 

저출산 영향 생산가능인구 줄고
경기 안 좋아 자영업 폐업 늘어
수령자는 반년 새 13만 명 증가

“일시적 아닌 구조적 감소 시작
연금개혁 하루 빨리 서둘러야”

3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자는 2212만594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231만3869명보다 18만7914명 줄었다.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해 40대 취업자가 줄어들고, 자영업자 폐업이 늘어나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4년 뒤엔 가입자 75만명 더 줄어”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역가입자 감소 폭이 매우 크다. 6개월 사이에 5.4% 줄었다. 특히 18~29세 지역가입자가 8.5% 줄었다. 30대 6.4%, 40대 5.3% 줄었다. 그동안 상승 곡선을 그려온 전업주부 등 임의가입자도 올 3월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석 달 사이에 약 2000명 줄었다. 다만 직장가입자는 지난해 말보다 1.5% 늘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저소득 근로자 보험료 지원(두루누리) 등의 정책 덕분에 직장가입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일자리 안정자금과 두루누리 사업에 돈을 투자해 일자리를 늘렸는데도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를 막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가입자가 줄어드는 동안 연금 수령자는 늘었다. 지난해 12월 460만 명에서 올 6월 473만 명(일시금 수령자 제외)으로 증가했다.
 
가입자 감소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국민연금 탈퇴가 이어지면서 71만 명이 빠져나갔다. 2000년 5만2000명, 2004년 11만 명, 2017년 8352명이 줄었다. 일시적 감소였고, 이듬해 곧 반등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조적 감소라는 시각이 강하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를 국민연금이 견디기 어렵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곧 연금 가입자 감소를 뜻한다. 김병덕(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연금학회 회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되면서 연금 가입자 감소는 예상된 일”이라고 말한다.  
 
통계청이 올 3월 내놓은 특별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3757만 명)부터 줄기 시작해 2020년대에는 연평균 33만 명, 2030년대는 52만 명 감소한다. 향후 10년간 250만 명 줄어든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7월 중기재정전망(2019~2023년)에서 2019년을 가입자 감소 원년으로 예상하고 이후 줄곧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올해 말 2183만 명으로 떨어지고, 2023년에는 2137만 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한다.
  
“가입 상한 연령, 수령 연령 조정해야”
 
국민연금은 만 60세에 의무가입 대상에서 면제된다. 가입자 신분에서 수령자(2년 후 62세)로 바뀐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에 따르면 올해 만 60세가 되는 1959년생은 약 82만 명이다. 이들이 임의계속 가입하지 않으면 가입자에서 해제돼 보험료를 안 내게 된다. 60년생이 92만 명, 61년생이 95만 명에 달한다.  
 
반면에 국민연금에 새로 가입하는 만 18세는 올해 59만 명에 불과하다. 학생 신분일 경우 가입 의무가 26세까지 면제된다. 27세에는 거의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올해 만 27세가 72만 명이다. 60세보다 20만 명이 적다. 순감소가 계속 이어진다.
 
그나마 가입자 감소 완충 역할을 하던 임의가입자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60대에 접어들면서 배우자들이 임의가입할 수 없는 연령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경기 악화로 인해 국민연금의 주력 세대인 40, 50대의 고용 사정이 나빠지는 데다 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았다. 이런 게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국민연금 가입자인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적용제외자’가 돼 가입자에서 완전히 빠진다.
 
연금 가입자가 줄면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린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가입자 감소는 국민연금 제도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를 보완하기 위해 사회 진출 시기를 30세에서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제를 줄이고 빨리 사회에 발을 들여놓도록 도와야 한다”며 “연금 가입 상한 연령(59세)을 늦추고 국민연금 수령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하 교수는 “국민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가 정치 이슈에 매달려 있는데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연금 특위를 만들어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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